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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장

흔하지 않은 브랜드의 고급 정장을 입은 그는 우월한 자태와 뛰어난 외모 덕에 커피숍의 모든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고 사람들은 저마다 놀라움과 찬양이 섞인 말들로 수군댔다. 만인이 주목하는 남자의 곁을 따르는 여자에게도 시선이 가기 마련이기에 하은지의 얼굴에도 무시하기 힘든 우월감과 교만함이 묻어났다. 강리나는 지금 자신이 느끼고 있는 감정이 대체 뭔지 알 수 없었다. 그렇게 그녀는 시선을 거둔 채 아무렇지 않은 척 테이블 위에 놓인 커피를 들어 한 모금 마셨다. “사모님께서는 커피 드시러 오셨나 봐요?” “네, 친구랑 약속 있어서요.” “친구요?” 뜻을 알 수 없는 성시후의 되물음이었다. 반면, 장재이는 그가 행여나 자신이 변호사를 만났다는 사실을 남편에게 알리기라도 할까 봐 무서운 듯 꽤 당황한 모습이었다. “네. 그... 친구요.” 말하며 장재이가 강리나의 어깨를 꽉 잡았다. “리나야, 혜성 그룹 성시후 대표님이셔. 얼른 인사드려.” 강리나는 성시후를 거들떠보고 싶지도 않았다. 특히 하은지를 데리고 거들먹거리며 들어온 성시후는 더더욱 그랬다. 게다가 지금 두 사람은 아직 냉전 중이라 서로 예민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장재이의 체면을 봐주지 않을 수 없었던 강리나가 이를 악물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은지는 일어선 강리나를 보고 다소 놀랐는지 좀 전의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던 모습마저 사라졌다. 말로만 듣던 모든 내연녀가 정실부인을 만났을 때 차오른다는 그 열등감을 하은지가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다. 강리나는 그런 그녀의 시선을 피하며 성시후를 보지도 않은 채 눈을 내리깔고 덤덤히 입을 열었다. “안녕하세요, 성 대표님.” 강리나의 말투는 건방졌다. 하지만 이에 뒤처질 자신이 아니라는 듯 성시후는 시선조차 강리나에게 주지 않은 채 고개를 돌려 하은지를 바라보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을 건넸다. “은지야, 가자.” “응.” 하은지와 성시후의 호흡은 아주 잘 맞았다. 심지어 하은지는 둘이 얼마나 친밀한 사이인지 보여주기라도 하듯 성시후의 팔짱을 꼈다.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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