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0장

허진우는 드디어 표정에 변화가 생겼고 막연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마시고 싶은가 봐?" "그럼, 올해 결혼하는 사람이 많더라고, 약혼이 아니면 결혼하는 거 있지. 사흘에 한 번씩 청첩장 받는다니까." 허진우는 아무 말 하지 않았고 담배에 불을 붙이고는 가늘고 긴 손가락에 담배를 꽂았다. 담배가 타들어 갔지만 그는 조금 지나서야 한 모금 빨고 말했다. "모르겠어, 멀지 않을 거야." "먼저 축하해줄게." 진해철은 왜인지 주한기가 일부러 말을 꺼낸 것 같았지만 뭐라고 할 수 없었다. 하필 허진우도 이상하리만치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허진우는 술잔을 들어 단숨에 마셔버렸고 컵에 얼음만 남았다. 그는 또 한 잔을 부었고 결국 그 질문을 했다. "걔랑은 잘 돼가?" 주한기는 모르는 척했다. "뭘? 누구랑?" "내가 말해야 해?" "일단 비밀이야." 허진우는 또 한 잔 마시고 말했다. "늦었어, 나 호텔로 갈 거야." 주한기는 그를 말리지 않았고 허진우가 가서야 그도 담담해져서 주아린과 카카오톡을 주고받았다. ... 주아린은 잠이 몰려왔고 주한기한테 자겠다는 문자를 보내고는 휴대폰을 끄고 자려고 침대에 누웠는데 잠이 오지 않았고 정신이 맑았다. 머릿속에는 예전 일들이 가득 떠올랐다. 그녀는 새벽에 잠들었다. 그녀는 휴대폰 소리에 다시 깨어났고 비몽사몽인 채로 전화를 받았는데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그녀가 몇 번 불렀지만 여전히 소리가 없었지만 바람 소리는 들렸기에 그녀는 서서히 정신이 들었다. "말 안 하면 끊을 거야." "내가 너 깨웠어?" "응, 그랬어." 주아린은 그의 목소리를 듣고 단번에 잠에서 깼다. "늦었는데 무슨 일이야?" "별일 없어." 그는 당당하게 말했고 주아린은 어이가 없었다. "이상한 취향 있어?" "네가 있다면 있는 거겠지." "취했어? 술주정이야?" 주아린은 공격성이 아주 강했고 그의 기분을 전혀 생각해 주지 않았다. "취했으면 곱게 가서 자, 나한테 지랄하지 말고." "주한기가 너한테 말한 거야?" 주아린은 부정하지 않았다. 주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