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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장

"전 그런 짓 안 해요, 그런 사람도 아니고요, 비서님이 올리신 인스타 보고 온 거예요." 주한기는 아주 솔직했고 눈 하나 깜빡이지 않았다. "절 만나려고 하지 않아 하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포기할 수는 없잖아요." 주아린은 머리가 찌근해 났지만 겉으로 침착한 척했다. "한기 씨, 별말씀을요, 그냥 한기 씨한테 짐이 될까 봐 그러죠, 솔직하게 말하면 저랑 너무 친하게 지내는 사람들은 모두 운이 안 좋았거든요." "잘됐네요, 제가 어릴 적에 사주 봤는데, 와이프랑 여자 친구랑 제가 좋아하는 사람을 흥하게 한다더라고요." 주아린은 말문이 막혔다. 비서는 옆에서 소리를 내게 될까 봐 아주 조심하고 있었지만 들썩이는 어깨는 더는 참을 수가 없었다. 도로에는 차와 사람들이 가득했고 네온등들이 거리를 환하게 밝혀주었다. 주아린은 길에서 바람을 맞고 싶지 않았지만 주한기의 차에도 타고 싶지 않아 비서한테 말했다. "우리 버스 타러 가자." 비서는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주한기가 그녀의 앞을 막아섰다. 그는 아주 격조 있게 옷을 입었고 넥타이도 하고 있었는데 정식적인 자리에서 갓 나온 것 같았고 고귀함이 흐르는 게 그녀와는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 주아린은 그를 피하느라 바빴다. "제가 데려다줄게요, 버스 타지 마세요, 버스 얼마나 오래 기다려야 하는지도 모르잖아요. 게다가 임신까지 하셨는데 버스는 사람이 많잖아요." 비서도 바로 말을 바꾸었다. "맞아요, 사장님, 임신까지 하셨는데 조심하셔야죠." 주아린이 말했다. "방금 밥 먹었잖아!" "네네, 사장님 말씀이 맞아요, 다음엔 적게 먹을게요." 주아린은 머리가 아파 났고 왜인지 팔려 가는 느낌이 들었지만 주한기는 아주 기분 좋아하며 웃었다. "갑시다, 아린 씨, 보는 사람들이 많아요, 이러다 막히겠어요." 주아린은 말문이 막혔고 결국 주한기의 차에 탔다. 주아린은 정말 웃음을 나오지 않았지만 그래도 다른 사람의 차를 탔기에 예의를 갖춰 말했다. "고마워요, 신세 질게요." 주한기는 차라리 그녀가 자신한테 예의를 갖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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