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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장

남서희가 말한 것처럼 주아린은 더는 허진우에게 연락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의 일에 집중을 했고 드디어 설계도를 완성했다. 고객 쪽에서는 더 귀찮게 굴려고 했지만 이번에 그녀의 태도는 전보다 더 강경하게 더는 고칠 수 없다고 했었다. 예산은 딱 이 정도이니 더 고치려면 추가금을 내라고 말이다. 돈 이야기가 나오자 고객은 그만 물러섰고 내키지 않는 태도로 대금을 치렀다. 그것으로 끝나면 몰라 고객은 한 마디 덧붙였다. “그쪽도 무슨 대단한 다자이너도 아니면서 이렇게 많은 돈을 받는 거예요? 거의 일류 브랜드랑 맞먹네.” 주아린은 화를 내지 않고 인내심을 가지고 설명했다. 쥬얼리 개인 의뢰 제작은 다 이런 값이라고. 하지만 아무리 설명을 해도 상대는 그녀가 비싸다고, 의뢰비가 싸지 않다고 생각했고 작업실에서 한참을 소란을 피우다 떠났다. 작업실은 주아린 혼자 쓰는 곳이 아니었다. 친구와 함께 연 작업실이었으나 친구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집에서 아이를 돌보는 탓에 작업실에 자주 오지 않아 최근 한동안은 그녀가 신경 쓰고 있었다. 밤에 주아린은 식사 자리가 있었다. 전에 함께 했던 고객인 장 여사가 만든 자리었다. 예전이었으면 빠질 수 있으면 빠지려 했다. 원래도 접대에 능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런데 상대의 열정에 못 이겨 하는 수 없이 식사 자리에 참석했다. 그런데 이 자리에 남서희도 있을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남서희는 주아린을 보며 비웃음을 흘렸다. “언니, 언니가 부른 사람이 이 사람이에요?” “그래, 내가 소개해 줄게. 여긴 아린이, 쥬얼리 디자이너. 전에 나 결혼할 때 쥬얼리를 아린이가 해준 거야.” “그거였구나, 어쩐지, 되게 익숙하더라.” 남서희는 사람들 앞에서 주아린을 가리켰다. “우리 언니 그 주얼리, 명품 브랜드 카피한 거죠? 디자인 엄청 비슷하던데.” 주아린은 남서희와 딱히 싸우고 싶지는 않았다. 남서희가 있는 줄 알았으면 이 자리에 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따지고 보면 이번은 남서희와 그녀의 첫 만남이었다. 그 전엔 단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었다. “설마, 그럴 리가.” 장 여사도 그다지 믿지 않는 듯한 얼굴이었다. “아린이 그래도 이름 좀 있는 사람인데 그런 짓을 하진 않았을 거야.”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주아린을 보는 장 여사의 눈빛에는 의심이 가득했다. 주아린은 주먹을 꽉 쥐었다. “장 여사님, 제가 디자인해 드린 그 주얼리는 카피하지 않았어요. 저 그런 짓 안 해요.” 누군가가 사진을 꺼내 토론했다. “어쩐지 익숙하더라니. 어디서 본 것 같았다 했더니 지금 보니까 너무 똑 닮았는데.” “요즘은 정말 개나 소나 다 디자이너라고 하네. 장 여사님, 사기당한 거 아니에요? 저런 디자이너는 딱 봐도 제대로 된 사람 같지 않아 보이잖아요. 제대로 된 일류 브랜드에 의뢰를 했어야죠. 믿을 만도 하고 보장도 있고.” 날카로운 시선이 주아린에게로 향했다. 그들은 남서희의 말만 믿을 뿐 주아린은 믿지도 않았다. 주아린은 남서희가 일부러 트집을 잡는다는 걸 눈치챘다. “제가 카피했다고 생각하신다면 증거를 내놓으세요. 전문 기관에 검증을 의뢰하셔도 좋고요.” 더 있어봤자 아무런 의미도 없어 주아린이 말했다. “장 여사님, 이렇게 불쾌한 경험을 하게 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만약 문제가 있는 것 같으시면 언제든 검증해 보셔도 좋습니다. 법적 절차를 밟으셔도 좋고요. 제가 한 짓이면 저 할 말 없지만 제가 한 게 아닌 것에 대해서는 저 인정하지 않을 겁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주아린은 곧바로 등을 돌려 떠났다. 그녀가 밖으로 나오자마자 남서희가 뒤따라 나오더니 복도에서 주아린을 막아섰다. “주아린, 저 아직 가도 된다고 안 했어요.” 주아린은 걸음을 멈추고 그녀를 쳐다봤다. “저한테 볼일 있으신가요?” “이게 무슨 태도죠?” “무슨 태도이길 바라는데요?” “우리 언니한테 제대로 설명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주아린은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그녀의 화장은 몹시 세련되고 아름다웠으며 머리도 깔끔하게 세팅되어 있었다. 피부는 더더욱 잡티 하나 없었고 입은 옷이며 한 악세서리들 모두 만만치 않아 보이는 것이 반짝반짝 빛이 나는 것 같았다. 그저 겉만 봐서는 남 서희는 확실히 남자들이 눈독을 들일 만 했다. 하지만…. 주아린은 입꼬리를 올리며 알겠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혹시 질투해요?” “내가 당신을 왜?” 남 서희는 그 말이 우습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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