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장
너무 높았다.
온채원은 어린 자신이 서서히 죽어가는 모습이 보이는 것만 같았다. 호흡은 점점 느려졌다. 금방이라도 질식할 것 같았다.
이때 한 사람이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귀가에는 박태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괜찮아, 내가 있잖아.”
‘선호 선생님이 온 건가? 아니야, 이건 태성 씨 목소리야!’
이제야 산소가 있는 환경에 온 듯, 온채원은 거칠게 호흡했다.
거센 바람, 뒤집힘, 회전, 그리고 가속. 그녀는 본능적으로 박태성의 손을 꽉 잡았다.
박태성은 손바닥에 닿은 그녀의 작은 손이 식은땀으로 젖어 있는 것을 느꼈다. 겁 없고 당당한 이 작은 사람이 정말 높은 곳이 무서운 모양이었다.
사실 박태성은 일찌감치 온채원이 이정훈에게 끌려갔다는 소식을 알았다. 그리고 이정훈이 그녀를 데려간 목적이 순수하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는 막지 않았다. 때로는 억압이 있어야 구원이 따른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온채원이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인 순간, 그는 그제야 나타났다.
그는 이 롤러코스터를 멈출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심리학에서는 함께 공포를 겪을수록 더 의존하게 된다고 말하니까.
이건 단순히 ‘구세주’처럼 무작정 도와주는 것이 아니었다. 이 모든 것이 계획된 행동이었다.
다만, 온채원의 고소공포증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것은 의외였다.
온채원은 물론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거센 바람 속에서 그녀는 심장박동 소리만 들렸다. 그게 두려움 때문인지, 다른 이유 때문인지 구분할 수 없었다.
그녀는 옆에 앉아 있는 박태성을 바라보았다. 어지러운 시야 속에서 그의 눈가에 있는 작은 점이 유독 선명히 보였다.
그렇게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느낌으로는 수천 년이 지난 것 같았다.
마침내 롤러코스터가 멈췄다.
박태성은 온채원의 안전벨트를 풀고 일으켜줬다. 온채원의 얼굴은 핏기 하나 없이 창백했다. 혼자서는 제대로 서 있을 수도 없었다.
마음이 약해진 박태성은 그녀를 품에 꼭 안았다. 그녀는 힘 빠진 인형처럼 그의 품에 기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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