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9장
그때 송연아는 서둘러 안으로 들어가 휴지로 육현아의 얼굴을 닦아 줬다.
육현아의 얼굴은 살짝 푸르스름해 보였다. 숨을 오래 참았고 물에 몇 번씩 들어갔다 나오느라 버티기 힘들었던 모양이다.
“나... 나 괜찮아.”
육현아가 힘겹게 말했다.
송연아는 일어나 안명희를 바라봤다.
“명희 씨, 지금 일부러 이러는 거죠?”
안명희는 팔을 살짝 모은 채 비웃는 듯 답했다.
“연아 씨가 그렇게 생각하면 그런 거겠네요.”
“그럼 당장 감독님한테 가서 그대로 말해 보세요. 괜히 말 바꾸지 말고요.”
안명희는 잠시 눈길을 내리더니 조소를 지었다.
“영세 그룹에 시집가더니 연아 씨 기세가 좀 달라졌네요. 지금은 잘나가는 것 같아도 나중엔 울 날이 올 거예요.”
마침 다시 촬영에 들어가려는 상황이 되자, 안명희는 콧방귀를 뀌고 돌아서면서 물통에 침을 뱉었다.
“명희 씨 진짜 너무하네요.”
송연아가 화가 난 어조로 말했다.
“연아 씨가 저 물 한 모금만 마시면 현아 씨는 안 괴롭힐게요.”
안명희는 도발하듯 눈썹을 치켜세웠다.
스태프가 준비하라고 외쳤고 주변 사람들은 자리를 비웠다.
송연아는 육현아와 눈을 맞추며 신호를 주고받았다. 그러자 육현아가 안명희의 어깨를 확 잡고 고정했고, 송연아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세게 물속으로 눌러 버렸다.
안명희는 버둥댔지만 두 사람을 동시에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명희 씨가 뱉은 침이니까 명희 씨가 마셔요.”
송연아는 분을 삭이지 못한 듯 말했다.
촬영장은 순식간에 조용해졌고 모두 이쪽을 쳐다봤다.
그때 들어온 설기환이 그 모습을 보더니 발로 의자를 탁 차고 그대로 돌아서 나가 버렸다.
송연아와 육현아가 안명희를 놓자 물속에서 빠져나온 안명희는 거칠게 기침을 하며 두 사람을 가리켰다.
“두 사람, 절대 그냥 안 넘어갈 거예요!”
감독이 나가 버렸으니 촬영은 당연히 중단됐다.
송연아와 육현아는 순간 속이 뻥 뚫린 것 같았지만, 그래도 결국 설기환에게 정식으로 사과해야 했다.
두 사람은 과일 바구니를 들고 설기환이 묵고 있는 호텔 방에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