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장
저녁에는 김지원이 왔다. 그녀는 현실에 굴복하고 주방에서 요리하는 송연아를 보고선 속이 후련한 듯 코웃음을 쳤다.
“운명은 정해진 게 틀림없어요. 누군가는 태어날 때부터 남 뒷바라지를 해야 한다니까요?”
누가 봐도 저격 상대는 송연아지만 그녀는 양은희를 보며 말했다. 순간 기분이 나빠진 양은희는 그 말을 무시한 채 곧장 주방으로 향했다.
“연아 씨는 학벌도 좋고 능력도 좋고 성격도 좋은데 남자를 보는 눈이 별로예요.”
양은희는 그런 송연아가 너무 안타까웠다.
국을 끓이고 있던 송연아는 그 말을 듣고 웃음이 터졌다.
“눈이 멀었나 봐요.”
“서로 빚진 것 없이 깨끗하게 헤어졌잖아요? 정말 너무한 거 아닌가요? 이건 누가 봐도 연아 씨를 괴롭히는 거잖아요.”
“맞아요. 하지만 보여줘야죠. 사람을 쉽게 괴롭혀서는 안 된다는 걸.”
저녁 식사가 준비되자 김지원은 온서우를 부축하며 위층에서 내려왔고 이정호는 그들의 뒤를 따랐다. 김지원은 곧장 온서우를 자신의 옆에 앉혔다.
“서우야, 오늘 입맛은 어때?”
온서우는 멈칫하다가 답했다.
“두 번 토했어요.”
“왜? 음식이 입에 안 맞아?”
온서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김지원은 단번에 표적을 찾았다.
“경고하는데 음식가지고 장난치지 마요. 만약 내 며느리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그쪽은 월급 한 푼 못 받고 쫓겨날 거예요.”
송연아는 소고기볶음을 식탁에 내려놓으며 말했다.
“월급 필요 없습니다.”
“봐봐, 쟤는 다른 목적이 있다니까?”
김지원은 다급하게 온서우를 말렸다.
“너는 왜 저런 애를 도우미로 불렀니? 나중에 몰래 정호를 꼬시면 어쩌려고. 이렇게 마음을 놓고 있으면 안 돼. 항상 긴장해야지.”
온서우는 작은 목소리로 답했다.
“전 정호를 믿어요.”
“바람피운 놈을 믿는다는 게 말이 되니?”
“엄마.”
이정호는 눈살을 찌푸렸다.
“얼른 식사나 하세요.”
그러자 김지원은 헛기침하며 입을 열었다.
“아무튼 난 쟤가 이 집에 있는 게 싫어. 무슨 속셈이 있는지 어떻게 알아.”
송연아는 국을 내려다 놓으며 말했다.
“그럼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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