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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장

나는 일단 알겠다고 하고 이모를 보낸 뒤에 현장으로 갔다. 하지만 현장에 윤서아만 있고 진형우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진 팀장은?” “이 팀장님한테 불려갔어요.” 윤서아가 말했다. “언니, 예비시어머니께서 언니 설득하러 오셨나 봐요?” “나랑 강지훈 사이는 이미 되돌릴 수 없어. 괜히 이상한 생각하지 마.” 나는 단호하게 그녀의 말을 잘랐다. 윤서아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조건으로만 따지면 강 대표님 진짜 괜찮은 사람인데 말이죠.” 그 말은 사실이었다. 다만 나와는 인연이 없는 사람일 뿐이었다. 한참을 기다려도 진형우가 돌아올 기미가 없자 나는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휴대폰은 휴게실에 놓고 나간 것 같았다. “진 팀장님은 정말 솔로이신가 봐요. 어디 나가는데 핸드폰도 안 챙기잖아요. 만약 여자친구 있는 사람이라면 분명 핸드폰 챙겼을 텐데 말이죠.” 윤서아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나는 대답해 주기 귀찮아서 시간을 확인하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난 이 팀장님 있는 곳으로 가볼게.” 이 팀장 사무실 근처까지 가니 진형우의 목소리가 들렸다. “지금 날 다른 곳으로 보내면 이곳의 조명 설비들 세팅하는데만 최소 2주가 더 걸릴 겁니다.” 나는 순간 당황해서 걸음을 멈추었다. 진형우가 다른 곳으로 발령이 났다고? 대체 어떻게 된 거지?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고진영의 목소리가 안에서 들려왔다. “이번 시공 현장은 나한테 전적으로 맡긴다고 강 대표님이 그러셨어. 그러니 일정이 연기돼도 책임은 내가 질 거야.” 나는 당장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난 반대예요.” 고진영은 나를 보자마자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한 비서님, 이건 대표님 뜻입니다.” “그래도 안 돼요. 놀이공원 프로젝트는 내 담당이에요. 그리고 난 담당 팀장 바꿀 생각이 없어요. 대표님 지시라고 해도 안 돼요.” 나는 당당하게 받아쳤다. 고진영은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입만 뻐금거렸다. “고 비서님, 돌아가서 강 대표님한테 내 뜻 똑바로 전해주세요. 팀원들 교체할 거면 담당인 나도 같이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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