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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장

“진형우 씨, 대체 왜 이러는 거예요?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어젯밤 일을 가지고 나를 협박하는 거예요?” 나는 바로 질문했다. “아니요.” 그가 내 눈을 못 쳐다보겠다고 말했다. 분명 도둑이 제 발 저린 것이다. 주먹을 쥐고 그를 향해 한 대 때리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여기 모든 것이 낯설어요. 좀 도와주는 것이 어때서요? 나도 도와줬잖아요.” 진형우가 다시 한번 나약한 어조로 말했다. 마치 내가 돕지 않으면 배신한 기분이 드는 것처럼 말이다. 역시 진 빚은 갚아야 한다. 돈이든 인정이든. 나는 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래요. 진형우 씨는 오늘 어디로 가고 싶은데요? 사고 싶은 거라도 있어요?” “집을 좀 보고 싶어요.” 그의 말에 나는 또 숨이 막혔다. “집을 보고 싶다고요? 여기서 볼일 보고 바로 돌아가지 않을 거예요?” “이제 안 돌아갈 것 같으니 미리 보려고요.” 진형우의 말을 들은 나는 가시가 목에 걸린 듯했다. 왜 이런 느낌이 들었는지 모르지만 왠지 이상했다. “회사도 이쪽이 아니잖아요.” 나는 다시 한번 주의를 주었다. “퇴사하면 되죠.” 나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그리고 집을 사려는 게 아니라 세를 맡으려는 거예요. 지금은 가난해서 살 수 없어요.” 진형우는 재산이 없다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말했다. 이런 것은 정말 보기 드문 일이다. 많은 남자들은 잘난 척하기를 좋아한다. 돈을 빌려서라도 고급 차를 사서 체면을 세우려 한다. 하지만 진형우는 돈이 없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그런데 회사를 그만둔다고요?” 조롱 섞인 말투로 묻자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못 들은 것 같다. 가난하다는 말 한마디에 주눅이 든 것 같다. 나는 차를 몰고 시내까지 왔다. “여기가 시내이면 집값이 매우 비싸겠네요.” 진형우가 물었다. “교외는 싸지만 거리가 멀고 오가기 불편해요. 진형우 씨 같은 엔지니어들은 여기서 일하려면 CBD 상업 중심의 회사를 찾아야죠. 시내에서 월세를 찾는 게 시간도 절약될 것이고요.” 나의 조언에 진형우도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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