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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장

내 손을 잡고 있던 손을 부들부들 떨던 미연 이모도 욕설을 퍼부었다. “이놈 자식! 당장 전화해서 들어오라고 할게.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짓을 한 건지 물어봐야겠어. 그 주수연이라는 여자하고 별 사이가 아니라고 하지 않았었나?” 미연 이모는 내 손을 놓고 휴대폰을 가지러 갔다. 나는 저린 손을 어루만졌다. “이모, 회사에서 얘기 나누고 왔어요. 지훈이도 헤어지겠대요. 그리고...” 나는 멈칫했다. “지훈이가 주수연 씨를 회사로 출근시켰어요.” 그 말들이 일러바치는 행동에 흡사하기는 했지만 강지훈이 벌인 짓이니 더 이상 숨길 것도 없다고 생각했다. “뭐라고?” 그 말에 그들은 화들짝 놀랐다. 특히 석진 삼촌의 얼굴은 새까맣게 어두워졌고 미연 이모가 삼촌한테 물었다. “회사의 일들에 대해 다 파악하고 있다면서? 그런데 이 일에 대해서는 몰랐던 거야?” 역시나... 집에서 쉬고 있기는 하지만 석진 삼촌은 회사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속속히 꿰뚫고 있었다. 허나 직원들이 들락날락거리는 사소한 일들은 회장님인 그가 신경을 쓸 만한 일이 아니었다. 석진 삼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눈에 띄게 분노를 표하고 있었고 미연 이모가 즉시 말을 이었다. “강지훈한테 돌아와서 상황 설명을 하라고 해!” 나는 전화를 걸려고 하는 그들의 행동을 제지했다. 강지훈이 오게 되면 상황이 더욱 복잡해질 것이다. “삼촌하고 이모는 소식을 전해 듣기만 했는데도 이렇게 못 받아들이시는데 저는 오죽하겠어요? 주수연 씨하고 스캔들이 난 건 그렇다 치고 이제는 회사까지 들였으니 약혼녀인 저를 아예 안중에도 두지 않고 있는 거잖아요.” “나은아, 우리가 지훈이한테 그 여자를 내쫓으라고 할게.” 미연 이모는 내 손을 잡아당겼다. “이모, 혼인신고를 하려고 했던 전날 내 앞에서 주수연 씨의 연락처를 모두 삭제했었는데 다음 날 곧바로 같이 출산 검사를 하러 간 거잖아요. 그러니까 주수연 씨를 내쫓는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에요.” 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지금 중요한 문제는 강지훈 마음속에 주수연 씨가 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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