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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장

흰 셔츠와 별이 달린 넥타이를 장식으로 양복 차림을 하고 있는 강지훈은 사무실 의자에 앉아 있었다. 그 넥타이는 내가 작년 그의 생일에 선물했던 것이었다. 허나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여태껏 착용한 적이 없다가 내가 헤어지자고 하니까 다시 그 넥타이를 메고 있는 것이다. 강지훈은 어두운 안색으로 나를 노려보고 있었고 그 눈빛은 사납기 그지없었다. 그가 왜 분노하는지를 아는 나는 평온하게 답을 했다. “저한테 무슨 볼일이라도 있으신 건가요?” “요새 어디에 갔었던 거야?” 그는 목소리가 차가웠다. “연차 휴가요!” 나는 동문서답을 하고 있었다. 강지훈의 책상 위에 놓인 손바닥은 움켜져 있었다. “어디에 갔었던 거냐고 묻고 있잖아.” “청평시.” 못할 말이 없는 나는 솔직하게 답을 했다. 청평시가 어딘지 모르는 그는 막연한 표정을 짓더니 눈썹을 더욱 찡그리고 있었다. 이름 없는 작은 도시인데 그가 알 리가 없지? 다만 그가 나한테 조금이라도 신경을 썼었더라면 그곳이 내가 태어난 곳이고 우리 엄마, 아빠가 나를 데리고 가고 싶어 했었던 곳이라는 것도 알 수 있었을 것이다. 게다가 그 이름을 들어봤을 텐데도 그는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 나한테 관심이 없으니 내가 했던 말을 머릿속에 새길 리가 없다. “거기에 가서 여행한 거야?” 강지훈의 물음에 나는 헛웃음이 나왔다. 나는 입꼬리를 올리며 맞다고 했다. “그럼 휴대폰은 왜 꺼 놓은 건데? 카카오톡 답장은 왜 안 한 거고?” 그는 말끝마다 질책이었다. 나는 입술을 오므렸다. “대표님, 그건 내 자유 아닌가요.” 그는 얼굴이 순식간에 새파랗게 질려 있었다. “맞아. 네 자유지. 하지만 회사 규정상 직원은 어떠한 상황에서 업무에 지장을 주어서는 안 되거든.” “내가 무슨 업무에 지장을 줬는데요?” 나는 담담하게 되물었다. 강지훈은 목젖을 구르고 있었다. 그런데 왠지 모르게 그 순간 내 코끝을 스쳤던 진형우의 목젖이 떠올랐다. 얼핏 보기에는 진형우의 목젖이 강지훈보다 더욱 섹시하고 남성미가 넘쳤었던 것 같다. “놀이공원에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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