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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장

나는 자신을 비웃듯 입꼬리를 들어 올렸다. 그러자 세정이가 뭔가 눈치챘다. “나은아, 설마 강지훈이 그 과부랑 얽힌 거야?” 역시 내 친구, 내 선이 어디인지 알고 있었다. “주수연한테 집을 한 채 줬는데, 그 집은 원래 날 위해 준비한 거였어.” 난 최대한 간결한 문구로 그녀의 의문을 해답해 주었다. 유세정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한참이 지나서야, 이를 부득부득 갈았다. “너…….” 그녀는 말을 꺼내진 않았지만, 난 그녀의 뜻을 잘 알고 있었다. “더 이상 기회 안 줄 거야.” “이런 쓰레기는 네가 몇 번이고 용서해도, 똑같은 잘못을 저지른다니까!” 유세정과 내 생각이 똑같았다. “알아.” “됐어. 어떻게 처리할지는 나중에 얘기하자. 일단 강지훈 전화부터 받아. 걔가 어떻게 변명할 건지 들어봐야지. 이따가 나 찾으러 와.” 유세정은 잠깐 멈추었다. “다른 사람이랑 근무 시간 좀 바꿀게.” 괜찮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유세정은 이미 전화를 끊었다. 강지훈의 전화는 계속 걸려 왔다. “여보세요?” “한나은, 너 뭐 하는 거야? 무슨 뜻이야?” 강지훈의 목소리가 하마터면 내 고막을 찢어버릴 뻔했다. 난 핸드폰을 살짝 멀리 두고 그가 발광하는 걸 잠시 들었다. 그리고 그가 진정되자, 다시 핸드폰을 귀에 대었다. “강지훈, 어제 네 엄마, 아빠 앞에서 네 사과 받아준 거, 그게 내가 너한테 준 마지막 기회였어.” “쓸데없는 소리하지 말고, 어디야? 오늘 왜 혼인 신고하러 안 온 건데?” 강지훈이 화를 내며 나에게 물었다. 고진영과 주수연이 오늘 성화에서 있었던 일을 그에게 알려주지 않은 모양이었다. 나도 그 얘기를 꺼내지 않고 그저 그의 질문에 대답했다. “법운사에 가서 추수 대사님이랑 불경을 읽었어.” 이 말이 나오자, 강지훈은 순간 말이 없어졌다. 강지훈도 자기의 거짓말이 들통났다는 걸 알았다. “나은아, 내 얘기 좀 들어봐.” “됐어. 네 변명 많이 들었으니까. 이젠 지겹고 짜증 나고 힘들어.” 여기까지 말한 나는 잠시 멈추었다. “강지훈, 우리 여기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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