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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장

강지훈 부모님의 기대하는 눈빛 아래서, 난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강지훈이 주수연이랑 조금이라도 얽힌다면, 아무리 결혼한 사이라도 망설임 없이 그의 곁에서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식탁에 앉아 있는 모든 사람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분위는 가볍고 따뜻해졌다. 결혼하겠다고 했으니, 밖에서 자는 건 말이 안 되었다. 방으로 돌아간 나랑 강지훈은 약간 부자연스러웠다. 심지어 저번보다 더 어색했다. “먼저 씻어.” 강지훈이 먼저 입을 열었다. 마침 이때, 내 핸드폰이 울렸다. 세정이한테 걸려 온 전화였다. 나는 강지훈을 쳐다보며 말했다. “너 먼저 씻어. 나 전화 좀 받을게.” 강지훈이 욕실에 들어가고 나서야, 내가 전화를 받았다. 그러자 유세정이 나를 질문했다. “나은아, 너 어제도 안 들어오더니, 오늘도 안 오는 거야? 너 설마 강씨 가문에 다시 돌아간 건 아니지?” 방 중간에 놓인 큰 침대를 쳐다보며, 나는 아주 가벼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응.” “강지훈이랑 또 화해한 거야?” 유세정은 몹시 놀란 목소리였다. “내일 혼인 신고할 거야.” 내가 입술을 물며 대답했다. 그러자 세정이는 한참 동은 아무 말도 없었다. 그러다가 나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 “고민 잘했어?” 나는 창고로 걸어가, 하늘에 걸려있는 달을 보며 말했다. “달도 영원히 둥글진 않잖아. 사람도 마찬가지야. 주수연의 모든 연락처를 차단했어. 그리고 다시는 연락하지 않겠대. 그래서 기회를 한 번 더 주고 싶어.” 여기까지 말한 나는 잠시 멈추었다. “마지막 기회.” 유세정은 내 성격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내가 내린 결정은 뭐라고 해도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이 한마디만 했다. “나은아, 기억해. 넌 안정한 삶과 행복 때문에 결혼하는 거야.” “응.” 전화를 끊고 창가에 서서 한참이나 생각에 잠겼다. 하지만 머리는 텅 비어 있었고, 아무런 감정의 기복도 생기지 않았다. 갑자기 차가운 온기가 뒤에서 느껴졌다. 강지훈이 알몸인 상태에서 날 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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