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장
물건을 사러 갔다가 주수연을 만나게 됐지만, 내 기분에 큰 영향은 주지 않았다. 고창을 배불리 먹고 회사에 들어가자마자, 강지훈의 엄마, 박미연 이모에게 걸려 온 전화를 받았다.
내가 이틀 동안 집에 들어가지 않았으니, 이모가 전화 오는 것도 당연했다.
“미연 이모.”
“나은아, 친구 집에서 계속 자지 말고, 오늘 집에 들어와. 이모가 만두 만들었어.”
미연 이모의 말에 나는 웃음이 났다.
보아하니 강지훈이 나 대신 집에 안 들어간 핑계를 생각해 준 모양이었다.
난 이미 부모님의 집으로 이사 가겠다고 결정했다. 그렇기에 강씨 가문에 가서 짐을 싸긴 해야 했다. 그래서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네, 오늘 들어갈게요.”
퇴근 시간이 다 될 무렵, 윤서아가 날 찾아왔다.
“나은 언니, 괜찮아요?”
“뭐가?”
내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다.
“회사에 이상한 소문이 돌고 있는데, 듣지 마세요. 강 대표님이 언니를 얼마나 아끼는데, 제 두 눈으로 똑똑히 봤다고요.”
윤서아의 말에 내가 손을 내밀었다.
그러자 그녀는 얼른 핸드폰을 뒤로 감추었다.
내가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
“줘.”
윤서아는 내 기세에 억눌려, 어쩔 수 없이 단톡방의 대화 내용을 보여주었다. 어제 직원들이 의논하던 얘기랑 거의 비슷했다. 심지어 주수연과 강지훈의 과거까지 캐낸 사람도 있었다.
강지훈, 주수연, 임경준, 세 사람은 대학 동창이었는데, 대학 때부터 세 사람의 사이가 복잡하다고 했다.
이건 내가 모르는 소식이었다. 진실성을 확인할 수 없지만, 난데없이 나타난 소문은 아닐 것이다.
핸드폰을 윤서아에게 돌려주고 차를 몰고 서현우를 찾으러 갔다.
서현우가 운영하고 잇는 오락실이 있는데, 내가 도착했을 때, 한창 당구를 치고 있었다.
“한 판 할래?”
전에 강지훈이랑 온 적 있었다. 내가 당구 실력도 강지훈한테 배운 거였다.
코트를 벗고 당구 채를 들었다. 그리고 서현우와 게임을 한판 시작했다.
“잘하네. 선생님이 잘 가르친 모양이야.”
이건 강지훈을 칭찬하는 말이었다.
“현우 오빠, 강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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