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4장
내가 그들이 가져온 선물을 거절하지 않자 이씨 가문 친척들의 얼굴에 웃음이 더 깊어졌다.
“이제 너도 회사의 대표가 되었으니 우리 친척들 중에 어려운 일이 생기면 네가 도와줘야지.”
“맞아. 이씨 가문 중에서 너만큼 성공한 사람이 없잖아. 우린 너만 바라보고 있어!”
“생각해 봐라. 네 아버지가 로엘 그룹을 창립할 때 우리도 도와준 적이 많지 않니.”
그들의 가식적인 모습에 나는 속으로 냉소를 지었다.
아버지가 로엘 그룹을 창립할 때 이들은 아버지와 조금의 인연을 빌미로 회사에서 직위 하나씩을 차지했다.
하지만 그들의 실력은 형편없었고 아버지가 투자에 실패하자 그들은 친척이라는 관계는 잊은 듯 아버지를 전염병 취급하듯 피했다.
나는 잠시 생각하는 척하다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여러분과 저희 가족은 떨어질 수 없는 혈연관계죠. 다만 지금 제 능력이 아직 부족해서 도와드릴 수 있는 게 많지 않네요. 저는...”
내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그들의 얼굴이 변했다.
아마도 상황이 이전과 달라졌다는 걸 깨달았는지 그들은 금세 아첨 섞인 미소로 다시 돌아갔다.
“도준아,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이제 막 회사를 인수했는데 천천히 해나가면 되는 거지.”
“앞으로 회사에 어려움이 있으면 언제든 말해. 우리가 도울 수 있는 건 도와줄게.”
“같은 식구끼리 무슨 그런 서운한 말을 하니.”
그때 문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거실에 이씨 가문 친척들이 거의 다 모인 걸 보고 나는 조금 의아해하며 문 쪽으로 걸어가 문을 열었다.
곧 익숙한 얼굴이 눈에 들어왔고 나는 잠시 멍해졌다.
“김아진, 여기는 웬일이야?”
그녀는 손에 들고 있던 선물을 흔들며 말했다.
“아줌마가 막 퇴원하셔서 인사드리러 왔어.”
거실에 들어선 김아진은 소파에 앉아 있는 사람들과 바닥에 놓인 선물들을 보더니 금세 상황을 파악했다.
그리고 망설임 없이 큰 소리로 말했다.
“다들 전에 너희 아버지랑 관계가 좋은 분들 아니셨나?”
“로엘 그룹이 어려워졌을 때 이분들이 조금이라도 도와줬다면 결과가 달랐을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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