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0장
이 소식을 듣고도 내 마음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예전 같았으면 박시아가 나를 다시 신경 쓰는 것에 기뻐했겠지만 이제는 그녀에 대한 내 사랑도 모두 소멸해 버렸다.
“어머니, 이제 시아에 대해선 더 이상 제 앞에서 이야기하지 말아 주세요. 전 시아와 관련된 일에 관심 없어요.”
이렇게 말하며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이불을 고쳐 드렸다.
“전 아버지한테 다녀올게요. 드디어 아버지의 억울함을 풀어드렸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러자 어머니는 내 머리를 살짝 쓰다듬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다녀오렴.”
묘지에 도착했을 때 나는 아버지의 묘비 앞에 서 있는 익숙한 인물을 발견했다.
의아함이 가득한 마음으로 나는 빠르게 걸어갔다.
“박시아, 네가 여긴 왜 있는 거야?”
그녀가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 무관심했던 기억이 떠올랐기에 지금 와서 아버지의 묘를 찾은 것이 매우 위선적으로 느껴졌다.
“아저씨 보러 왔어.”
박시아는 묘비에 새겨진 사진을 바라보며 감정이 묻어나지 않는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콧방귀를 뀌며 비웃었다.
“필요 없어. 우리 아버지는 널 보고 싶지 않으실 거야.”
“박시아, 제발 나 좀 그만 괴롭혀. 너 정말 끈질기게 나를 따라다니는구나.”
그러자 슬픔이 가득한 눈빛을 한 채 그녀가 고개를 돌리며 나를 바라보았다.
“아저씨는 나에게 은혜를 베풀어 주신 분이야. 그동안 내 마음속에도 죄책감이 가득했어.”
“어떻게 이 죄책감을 씻어낼 수 있을지 몰라서 매년 이렇게 몰래 아저씨를 보러 왔었어. 그나마 이렇게라도 해야 내 마음이 좀 나아지는 것 같아서.”
그녀의 말에 나는 잠시 멈칫했다.
아버지 기일 때 내가 봤던 모습이 정말 사실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 모든 것이 너무 늦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내 마음속에서 작은 감정이 일렁였고 말투도 조금 부드러워졌다.
“그 죄책감 이제 그만 놔. 사람은 자기의 잘못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해. 네가 지금 하는 건 그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일 뿐이야.”
“되돌릴 수 없어.”
그녀는 억울한 마음에 나의 손을 잡으며 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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