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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장

그 말을 듣자 나는 핸드폰을 쥐고 있던 손이 저절로 꽉 쥐어졌다. 불안한 마음이 점점 커져갔다. “어떻게 됐어? 뭐라고 나왔는데?” “당시 박시아 부모님은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는데 경찰의 결론은 차량 결함으로 인한 사고사였어.” 김아진의 목소리는 점점 무거워졌다. 미간을 찌푸리고 듣던 나의 머릿속에 하나의 생각이 떠올랐다. “다른 건 더 조사된 게 있어?” 나는 계속해서 물었다. 잠시 뜸을 들이더니 김아진이 말했다. “그때 경찰이 조사할 때 블랙박스가 사고 전날 수리하러 보내졌다는 걸 발견했어. 도준아, 이게 단순한 우연일까?” 일이 너무 수상하다는 것을 나는 직감적으로 알았다. ‘어떻게 하필 사고 직전에 블랙박스가 고장 났을 수 있을까?’ 게다가 차에 진짜 결함이 있었다면 미리 수리하러 갔어야 했을 것이다. 만약 갑작스러운 결함이라면 그건 누군가 고의로 저지른 일일 가능성이 크다. 내 표정은 점점 심각해졌다. “알겠어. 고마워.” 병실로 돌아가 어머니의 이불을 덮어드리고 마음이 놓이지 않아 신신당부했다. “어머니, 저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겨서 잠깐 나갔다 와야 할 것 같아요. 몸이 조금이라도 불편하면 바로 의사 선생님 부르세요.” “조금 이따 간병인이 와서 밥 가져다줄 거니까 무슨 일 있으면 전화해요.” 내가 급하게 나서는 걸 보고 어머니는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무슨 일 있니? 심각한 건 아니지?” 나는 미소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냥 회사에 작은 문제가 생긴 것뿐이에요. 걱정 마세요.” 그렇게 말하고 나는 서둘러 병원을 나섰다. 택시를 타고 유강 그룹으로 도착한 나는 바로 회사 정문으로 향했다. 그 순간 강시후가 내 앞을 가로막았다. 그는 내 어깨를 툭 치며 비웃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이도준, 뭐 하러 왔냐?” 지금은 강시후와 말다툼할 시간도 없었다. 나는 그를 밀치고 곧장 위층으로 가려 했다. “강시후, 나 방해하지 마. 박시아와 할 중요한 얘기가 있어.” 그러나 강시후는 여전히 나를 막아섰고 비웃음 가득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도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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