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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장

“방금 한 말 전부 녹음했어. 이제는 강시후랑 박시아를 조심해야 할 건 너희들일 거야.” 나는 천천히 휴대폰을 꺼내 들고 그들 앞에서 흔들었다. 잠시 생각한 후, 나는 박시아와의 대화창을 클릭했다. 화면에 떠오른 여러 메시지를 보며 나는 피식 웃었다. 그녀가 보낸 문자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대부분은 내가 일방적으로 보낸 문자들뿐이었다. 방금 녹음한 파일을 그녀에게 전송하고 나서, 나는 그녀의 반응을 은근히 기대하기 시작했다. 몇 분 후, 음성 메시지가 도착했다. 나는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음성을 재생했다. 그녀의 차가운 목소리가 서서히 흘러나왔다. “이런 짓 하는 거 역겹지도 않아? 시후를 깎아내리려고 못 할 짓이 없구나.” 나는 미간을 찌푸리고 빠르게 화면을 터치해 답장을 보냈다. [또 내가 잘못한 거야? 넌 왜 증거가 눈앞에 있는데도 믿지 못해? 너 강시후 정체를 조사해 본 적은 있어? 걔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 너 위험한 사람을 곁에 두고 있어.] 또다시 알림이 울렸다. 박시아의 목소리에는 이미 분노가 묻어 있었다. “넌 시후를 평가할 자격 없어! 왜 자꾸 내 일에 간섭하려고 들어? 시후는 너보다 백배 천배 나은 사람이야. 그 사람들도 아진이 걱정되는 선한 마음에 보낸 거잖아.” 그녀의 차가운 말들은 마치 날카로운 비수처럼 내 가슴을 파고들었다. “넌 집안의 사랑을 독차지하려고 현태를 죽였어. 나 이제 겨우 현태랑 비슷한 사람을 찾았는데, 왜 또 죽이지 못해서 안달이야?” 그녀의 말은 얼음처럼 내 심장을 꽁꽁 얼려버렸다. 발끝에서부터 뻗어오는 고통이 나를 휘감은 탓에 간신히 중심을 잡았다. 나는 그녀가 강시후의 말을 무조건 믿을 거라는 사실을 알았어야 했다. 결국 이 모든 것은 나만의 착각이었다. 나는 휴대폰을 강하게 움켜쥐고 깊은숨을 내쉬며 감정을 추슬렀다. “도준아.” 내가 이상하다는 걸 느낀 감아진이 내 손목을 잡았다. 나는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괜찮아.” 김아진은 한숨을 쉬며 시선을 바닥에 쓰러져 있는 남자들에게 돌렸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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