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장
말을 마친 뒤 사무실 안쪽으로 걸어 들어가니 강려욱이 뒤에서 미소를 지었다.
박씨 가문 딸은 여전히 미혼인 것을 보면 자신의 아들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몰랐다.
한옥자도 한마디 하지 못하고 고아람만 따라갔다.
고아람은 그녀를 끌고 계속해서, 계속 걸었지만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그녀는 조심스레 딸의 옷자락을 잡았다.
“람아.”
고아람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왜요!”
한옥자는 화들짝 놀랐다.
그녀도 오늘 사실 딸이 그 집안에서 잘 지내지 못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엄마로서 유일한 딸을 아끼지 않을 리가 없었다.
“어쩌면 우린 평생 이럴 운명인가 보다. 됐어, 이혼하면 했지. 앞으로는 뭐라고 하지 않을 테니까, 너무 슬퍼하지 마.”
고아람이 별안간 걸음을 멈추더니 고개를 돌려 엄마를 쳐다봤다.
한옥자가 미안한 얼굴로 쳐다봤다.
“하아, 다 나 때문이야. 내가 돈에 눈이 멀어서….”
“엄마.”
고아람은 한옥자를 안았다.
더는 참을 수가 없었다.
“고생했어, 우리 딸.”
한옥자는 딸의 등을 토닥거렸다.
“괜찮아, 괜찮아. 너도 부담 갖지 마. 나랑 네 아빠 아직 일할 수 있어, 알아서 잘 지낼 수 있어.”
“엄마.”
고아람은 눈물을 닦았다.
“두 분 돈 벌러 안 가도 돼요. 저 가지고 있는 돈으로도 노후는 충분히 보살펴드릴 수 있어요. 두 분은 건강하게만 지내주시면 돼요.”
한옥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응.”
“그리고 아빠한테 좀 잘해주세요. 계속 능력 없다고 뭐라고 하지 마세요. 엄마가 딸 하나만 낳았다고 할머니가 얼마나 잔소리를 했어요. 심지어는 아빠보고 이혼하라고까지 했는데도 할머니 말을 안 들었잖아요. 다른 사람들이 아빠한테 아들이 없다고 해도 단 한 번도 다른 사람 말 때문에 엄마를 무시하거나 저를 미워한 적 없잖아요. 아빠는 진심으로 우리 가정을 사랑하는데 엄마는 계속 안 좋은 말만 하면서 상처 주잖아요.”
한옥자는 고개를 숙였다.
“알, 알았어.”
그녀도 입맛이 썼다. 그걸 고아람도 알고 있었다.
한옥자 세대는 남아선호 사상이 너무 깊었고 그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