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장

신미연은 몰래 흘깃 쳐다본 뒤에 특별히 의사를 찾아가 묻기까지 했다. 다 찰과상에 불과해 목숨이 위험한 정도는 아니었다. 꽤나 아쉬운 기분에 그녀는 입을 삐죽였다. “아쉽네.” 그녀는 고아람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가 봤는데, 안 죽는대.] 그 메시지를 흘깃 본 고아람은 답장은 하지 않았다. 휴대폰을 내려놓고 마지막 한 모금을 털어마신 그녀는 결제하고 바를 나섰다. 걸음이 조금 휘청거렸다. 바 안에 있던 젊은 두 남자는 진작부터 고아람을 보고 있었다. 예쁜 여자가 그것도 혼자 술만 먹고 있으니 나쁜 마음이 동해 고아람이 바에서 나온 뒤 그들은 곧바로 그 뒤를 따랐다. 길가에 선 고아람은 휴대폰을 꺼내 흘깃 쳐다봤다. 9시 반이 넘은 시간이었다. 길가의 가로등이 그녀를 부드럽게 감쌌고 바닥의 그림자가 길게 늘어졌다. 시간이 아직 일렀지만 그녀가 있는 곳은 바의 뒷골목 쪽이라 썰렁하기 그지없었고 택시도 이쪽으로는 자주 오지 않았다. 그녀는 혼자서는 돌아갈 방도가 없다는 생각에 신미연에게 전화를 걸었다. 통화는 빠르게 연결됐다. “미연아, 나 좀 취했는데 나 데리러, 읍….” 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누군가가 뒤에서 그녀의 입을 막았다. “람아? 람아!” 신미연은 무언가 알아챈 듯 다급하게 그녀를 불렀다. 고아람은 두 눈을 커다랗게 떴다. 당황한 찰나, 별안간 무슨 일이 있어도 침착해야 한다는 박해일의 말이 떠올랐다. 그래, 당황하면 안 돼. 당황해서 일을 그르칠 수는 없었다. 법정에서도 그렇게 위험에 맞닥뜨렸을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침착하려 애를 쓰며 빠르게 대책을 생각하더니 발을 들어 뒤에 있는 남자의 발을 콱 밟았다. 고통에 남자는 움찔하며 손에 힘을 풀었고 고아람은 그 틈을 타 팔꿈치로 남자를 가격해 완전히 벗어난 뒤 뒤도 돌아보지 않고 길가로 도망쳤다. 길가엣 사람이 많아 인파 속에 숨으면 살 수 있었다. “에이, 망할 년.” 발이 밟히고 팔꿈치로 가격을 당한 남자는 발도 아프고 배도 아파서 쫓아갈 수가 없었고 다른 남자도 반쯤 쫓다가 포기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