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1장
“당연히 도와줄게.”
단번에 승낙한 박정후가 물었다.
“내가 어떻게 도와주면 돼?”
정은지가 박정후의 물음에 답했다.
“사실 그날 논문을 다 쓰고 나서 혹시 모를 일이 생길까 봐 복사본을 백업해서 메일로 전송해 두었어요. 이메일 상단에 보낸 시간이 표시된 걸로 증거를 삼을 수는 있지만... 분명 이것만으로는 부족해요.”
말을 마친 정은지는 무기력한 눈빛으로 박정후를 바라보며 물었다.
“정후 오빠, 혹시 CCTV 좀 돌려볼 수 있어요?”
박정후는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듯 잠시 멈칫하더니 물었다.
“왜 CCTV를 돌려보길 원하는 거야?”
“내가 이미 확인해 둔 바로는 소 교수님 사무실로 통하는 복도에 CCTV가 설치되어 있었어요. 만약 누군가 논문을 바꿔치기한 거라면 카메라에 분명 녹화되었을 거예요. 하지만...”
말을 이어가던 정은지는 다소 난감한 표정이 되었다.
“그들이 감히 내 논문을 바꿔치기할 생각이었다면 충분히 준비했을 거예요. 그렇다면 CCTV 영상까지 파기했을 가능성이 커요.”
“정후 오빠, 이 일을 부탁할 사람은 오빠밖에 없어요. CCTV 녹화본을 복사할 방법 좀 생각해 줄 수 있나요?”
녹화본을 복사하는 일은 당연히 큰 어려움이 없었지만, 박정후는 조금 의아했다.
“하지만 네 말대로 녹화된 영상이 파기되었을 가능성이 크다면 어떻게 증거를 찾을 수 있겠어?”
정은지는 크게 심호흡하며 잠시 생각하더니 차분하지만 단호하게 말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정후 오빠. 생각해 둔 방법이 있으니까요.”
정은지의 말을 들은 박정후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다만 박정후는 불현듯 정은지가 조금 달라진 것 같다고 느꼈다.
예전의 정은지는 털털한 성격이라 마음이 이렇게 섬세한 사람이 아니었다.
억울한 일을 당할지라도 그저 박정후를 찾아서 하소연한 후 넘어가곤 했다.
하지만 지금의 그녀는 자신을 증명할 방법을 찾고 있었다.
미소를 지은 박정후는 저도 모르게 감탄하며 물었다.
“은지야, 너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는 거 알아?”
박정후의 말에 정은지가 잠시 멈칫하더니 어색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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