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장
“얼른 앉아. 네가 좋아하는 요리 위주로 잔뜩 시켰어.”
자리에 앉은 정은지는 눈 앞에 펼쳐진 음식의 향연을 보며 감동을 금치 못했다.
“역시 날 챙겨주는 건 오빠밖에 없다니까!”
박정후는 시종일관 미소를 잃지 않았다.
“내 동생인데 당연히 잘 챙겨줘야지.”
정은지도 피식 웃었고, 이내 의구심이 들었다.
“참, 무슨 일로 절 불렀어요?”
“별일 없는데? 왜? 이제 밥도 같이 먹으면 안 되는 거야? 여씨 가문의 사모님이라고 한낱 일반인과 만나줄 신분이 아니라는 건가?”
박정후가 무덤덤하게 말했다. 물론 농담조라서 비난하는 말투와 거리가 멀었다.
이에 정은지는 웃음을 터뜨렸다.
“오빠, 그게 아니니까 농담 그만 해요.”
박정후도 눈이 휘어지게 웃더니 곧바로 진지한 표정으로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오늘 너희 과 교수님께서 네 논문 점수가 1등을 차지할 만큼 높다고 하더라고. 다만 아마도...”
박정후는 그녀의 기분을 생각해서 말을 아꼈다.
“그 일 때문에 보자고 한 거예요?”
차라리 언급하지 않았다면 몰라도 다시 회자하는 순간 정은지는 빈정이 확 상했다.
“소 교수님께서 고자질한 거죠?”
정은지가 빈정거리며 물었다.
박정후는 다정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에 네가 좋은 성적을 거둔 이유가 대필자를 찾아서 논문을 썼기 때문이라고 하던데.”
이에 정은지는 화가 발끈 났다.
“교사로서 어떻게 아무 말이나 할 수 있죠? 증거도 없이 남한테 바가지나 뒤집어씌우고.”
결국 성질머리를 주체하지 못하고 점점 격분하기 시작했다.
“오빠, 내가 직접 한 글자 한 글자 작성한 논문이라고 맹세하죠. 절대로 표절하거나 대필자를 찾은 적이 없어요. 제발 믿어주세요.”
한껏 격앙된 모습으로 변명하는 그녀를 보자 박정후가 서둘러 위로했다.
“은지야, 침착해. 네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당연히 알고 있지.”
그나마 자신을 믿어주는 사람이 있어서 천만다행이었다. 정은지는 그제야 한시름을 놓았다.
하지만 억울한 마음은 도무지 가시지 않았다.
“대체 무슨 근거로 제가 대필자를 찾았다고 확신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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