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0장
정은지의 세심한 보살핌 덕에 여준수의 몸은 다음 날 완전히 회복되었다.
다음 날은 마침 협상하러 가는 날이었다.
유현영은 아침 일찍 일어나 인원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혹시라도 길에서 예기치 못한 일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하여 이번에 준비한 경호팀은 규모부터 장관을 이루었다.
짙은 색의 승합차들이 호텔 입구에 길게 줄을 지어 서 있었고 실력 있는 경호원들은 모두 검은 정장에 선글라스를 착용한 채 차 옆에 일렬로 곧게 서 있었다. 그들의 모습은 하나같이 위풍당당하고 압도적이었다.
모든 준비를 마친 후 여준수와 고승준 일행은 호텔 로비로 내려왔고 정은지도 그들을 배웅하기 위해 함께 내려왔다.
이때 유현영이 앞으로 나서서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준수 씨, 인력을 충분히 준비했으니 별일은 없을 거야.”
여준수와 고승준을 비롯한 다른 경영진들도 배치해 놓은 인원들을 보며 안심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끝으로 여준수는 낮게 깔린 목소리로 정은지에게 당부했다.
“그럼 난 출발할게. 넌 호텔에서 얌전히 있어. 괜히 밖으로 나가지 말고 내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
여준수는 이 말을 할 때 정은지가 칭얼거리거나 혹은 따라가고 싶다는 의사를 보일 줄 알았다.
하지만 의외로 그녀는 얌전히 고개를 끄덕인 후 한마디만 내뱉었다.
“응.”
자기 말을 순순히 따르는 그녀의 모습에 여준수는 흐뭇한 듯 손을 뻗어 그녀의 이마에 흩어진 잔머리들을 정리해 주었다.
여준수는 역시나 자신의 안목이 정확하다고 생각했다. 정은지는 너무도 똑똑한 사람이라 중요한 순간에 일의 우선순위와 완급을 분명히 구분하곤 했다.
“됐어. 적당히 해. 두 사람 다 이제 그만 떨어져. 지켜보는 내가 다 소름이 돋네. 자, 이제 출발할 시간이야.”
고승준은 오글거린다는 듯 해야 할 일을 상기시켰다.
실제로 협상의 시간이 거의 다가오고 있었다.
여준수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후 정은지에게 말했다.
“그럼 난 갈게.”
정은지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 후 장신의 여준수는 몸을 돌려 결연한 모습으로 줄지어 서 있는 차량 중 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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