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장
“소 교수님, 걱정하지 마세요. 나중에 여동생 불러서 어떻게 된 일인지 꼭 확인해볼게요. 만약 진짜 그런 짓을 했다면 제대로 혼쭐이 나야죠. 서류는 찾았으니까 이만 가볼게요.”
말을 마치고 나서 박정후는 미련 없이 뒤돌아섰다.
소여희는 아쉬운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대체 어떻게 해야 박정후의 호감을 얻을 수 있단 말이지?
...
한편, 정은지는 수업이 끝나자마자 박정후의 문자를 받았다.
[저녁에 같이 밥 먹자.]
곰곰이 회상해보니 박정후와 만나는 게 실로 오랜만인지라 여태껏 항상 잘 챙겨주던 옆집 오빠라서 딱히 거절하지 않았다.
그녀가 한창 짐을 정리하는 와중에 한아진이 다가왔다.
“은지야, 이따가 밥 먹고 같이 쇼핑하러 가지 않을래? 옷 안 산 지 꽤 됐거든.”
정은지는 속으로 피식 비웃었다. 또 남의 돈으로 호의호식하려는 건가?
매번 똑같은 수법이라니, 본인은 돈을 물 쓰듯 펑펑 쓰며 정작 결제하는 사람은 따로 있었다.
하지만 더는 마냥 당할 그녀가 아니었다.
이내 미소를 지으며 딱 잘라 거절했다.
“미안, 아진아. 오늘은 선약이 있어서 다음에 같이 가자.”
한아진의 표정이 순식간에 돌변했다. 설마 또 여준수와 데이트하는 건 아니겠지? 진짜 너무하네!
결국 심기가 불편해진 탓에 눈살이 저절로 찌푸려졌다.
“은지야, 난 네가 점점 낯설어.”
정은지는 정신을 차리고 억울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말했다.
“왜?”
한아진이 짐짓 화난 척 말했다.
“나한테 어떻게 이럴 수 있지? 예전만 해도 고하준이 좋다고 오매불망 그리워하지 않았어? 당시 네가 고하준한테 완전 푹 빠져서 몰래 둘을 엮어주려고 얼마나 애를 썼는지 알아? 여자의 마음을 갈대라더니 지금은 고하준이 안중에도 없고 오히려 여준수의 뒤꽁무니를 쫓아다니기 바쁘잖아. 아주 날 동네북으로 만들 심산이야?”
한아진은 억울한 표정을 지었고, 심지어 눈에 눈물까지 맺혔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정은지는 속으로 냉소를 금치 못했다.
기가 막힌 동정심 유발 작전에 자칫 나 몰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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