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7장
사실 여준수는 일찌감치 눈치챘다.
집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정희수의 시선이 줄곧 그를 향했기에 모를 수가 없었다. 다만 여준수는 그 사람이 누구인지 관심조차 없어 아무것도 모르는 척했을 뿐이다.
“아버님, 몸은 좀 괜찮으세요?”
여준수의 질문에 정태성은 한숨을 내쉬었다.
“어휴... 그냥 그래. 솔직히 많이 아프다는 느낌은 없는데 하루 종일 기운이 나지 않네.”
그 말을 들은 여준수는 눈빛이 어두워졌다.
“걱정하지 마세요. 국내에서 유명한 의사 선생님을 모셔 올 테니까 한번 검사받으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뜻밖에도 당사자가 아닌 전미현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안돼.”
여준수가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자 전미현은 재빨리 말을 바꿨다.
“아니, 내 말은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는 거야. 며칠 쉬면 좋아지니까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마. 준수야, 마음은 고마운데 우린 사양할게.”
그 말이 입 밖으로 나오자마자 정은지는 반박했다.
“안돼.”
정은지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아빠, 원인도 모르고 하루아침에 건강이 안 좋아지셨는데 당연히 검사받아야지. 요즘은 예전처럼 한눈에 알아챌 수 있는 병이 엄청 적어. 지금은 아무 증상이 없을지 몰라도 나중에 검사 결과 나올 때면 늦었다니까?”
말을 하던 정은지는 너무 심각하게 말했나 싶어 표정을 풀었다.
“아빠, 내 말 듣고 건강검진 한번 받아봐.”
정태성은 순간 어리둥절했다.
자신의 건강 때문에 안절부절못하는 딸을 보니 감동이 밀려와 울컥했다.
고민 끝에 정태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네 말대로 할게.”
상황을 지켜보던 전미현은 표정이 어두워지더니 사악한 눈빛이 번쩍였다.
정은지는 이 모든 걸 눈에 담아뒀지만 속으로 비웃을 뿐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고 침착함을 유지했다.
이어 정은지는 여준수의 손을 잡고 다정하게 말했다.
“이제 우리도 내려가서 저녁 먹자. 아빠, 푹 쉬어.”
그 말을 끝으로 두 사람을 걸음을 옮겼다.
정태성은 침대에 누워 흐뭇한 표정으로 두 사람의 다정한 뒷모습을 바라봤다.
방에서 나온 정은지는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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