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장
다음 날, 금융학 수업.
시끌벅적하던 교실은 소여희 교수가 나타나는 순간 쥐 죽은 듯 조용했다.
안경을 쓴 그녀는 커다란 눈에 광대가 튀어나왔고, 입술이 얇은 편에 속했다. 여느 여자와 비슷한 몸매는 좋지도 그렇다고 나쁘지도 않았고, 단지 인상 때문에 조금 쌀쌀맞게 보였다.
다들 경제금융학과에서 소여희가 제일 엄격한 교수라고 했다. 따라서 평소에 시험을 잘못 보면 크게 혼난다는 소문도 있었다.
본인의 성적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정은지는 항상 지명 당해 한 소리를 들었기에 이미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했다.
소여희는 단상으로 걸어 올라가 학생들을 둘러보았다.
“지금부터 여러분의 논문 성적을 발표할게요.”
그리고 성적이 우수한 학생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시험을 잘 못 본 학생은 호되게 꾸짖었다. 따라서 기뻐하는 사람과 의기소침한 사람으로 나뉘었다.
말을 마치고 나서 그녀는 안경을 고쳐 쓰며 의미심장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
“다만 이번에 우리 반에 칭찬받아 마땅한 학생의 논문이 따로 있죠.”
이내 정은지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이번에 은지 양의 논문이 전례 없는 높은 점수, 98점을 받아 반에서 1등을 차지했어요.”
그럴 리가?
정은지는 이 말을 듣자마자 깜짝 놀라 입을 틀어막았다. 여태껏 이렇게 높은 점수를 받아 본 적이 없지 않은가?
한아진은 안색이 돌변하더니 경악을 금치 못하고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정은지의 논문이 1등을 차지했다니? 이럴 수가!
곧이어 학생들이 귓속말로 의논하기 바빴다.
정은지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재벌 집 아가씨가 논문 성적이 1등이라니? 당최 믿을 수가 없었다.
소여희도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정은지를 흘겨보며 비아냥거렸다.
“다만 은지 양의 성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지 않아요? 대체 무슨 수로 이렇게 높은 점수를 받았는지 설명해보겠어요?”
옆에 있던 학생들도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다.
“하긴, 그동안 정은지의 성적은 항상 반에서 하위권이었는데 어떻게 하루아침에 1등이 될 수 있지?”
“그럴 리가 없어. 뭔가 구린데... 혹시 이번에 정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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