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5장
“같이 밥 먹으려고 왔지. 시간 안 돼?”
정은지가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
“준수야 우리 조금 있다가 회의 있잖아.”
유현영이 무표정으로 여준수에게 언질을 주었다.
쌀쌀맞은 그녀의 말투는 마치 여준수를 대신해 정은지를 거절하는 것 같았다.
정은지는 고개를 돌려 유현영을 슬쩍 바라보다가 난처하다는 얼굴로 여준수에게 물었다.
“혹시 지금도 일이 끝나지 않은 거야?”
“네. 보시다시피.”
그녀는 정은지를 쳐다도 보지 않으며 오만한 자태로 말했다.
날카롭게 세워진 말투에 정은지는 온몸이 가시에 찔린 것처럼 불편했다.
회의가 하나 더 남았다는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자신을 찾아와 오래 기다린 정은지가 서운해 고개를 푹 숙인 모습을 보고 있자니 말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니야. 우리 밥 먹으러 가자.”
그리고 무표정으로 유현영에게 이렇게 말했다.
“회의는 내일 낮에 다시 하는 거로 하자. 구체적인 시간은 비서를 통해 전달할게. 이만 돌아가 봐.”
유현영의 얼굴이 싸늘해졌다.
여준수가 고작 여자 하나 때문에 중요한 회의를 미룰 거라고 예상하지 못한 듯싶었다.
그러나 유현영은 아무 말도 없이 몸을 돌려세웠다.
여준수는 책상 위의 서류를 정리하고 정은지와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뭐 먹고 싶어?”
“음... 스테이크?”
“좋아.”
그렇게 두 사람은 스테이크를 먹으러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정은지는 좌수석에 앉아 여준수와 더 많은 대화를 하고 싶었다.
그러나 여준수의 얼굴은 여전히 굳어있었고 마치 심각한 일이 생긴 것 같았다.
정은지가 참지 못하고 물었다.
“준수야, 안 좋은 일이라도 생겼어?”
여준수가 덤덤하게 대답했다.
“별일 아니고 회사 일 때문에 그래. 아마 이틀 뒤 해외 한번 다녀와야 할 것 같아.”
“그래.”
정은지는 고개를 끄덕였으나 자꾸 머릿속이 뒤엉켜지는 기분이 들었다.
전생의 숨겨진 기억이 파편처럼 자꾸 떠올랐다.
수많은 조각이 머릿속을 뒤죽박죽으로 만들어 놓았고 정은지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꾹꾹 눌렀다.
그리고 왠지 안 좋은 일이 벌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