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장
정은지는 이은실의 인사도 듣지 않고 여준수의 사무실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리며 잔뜩 화난 얼굴로 위층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방에 들어가자마자 침대에 몸을 던져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썼다. 다시 태어났다고 해도, 그녀의 고집스러운 성격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특히 이런 순간에는 고집이 더 세졌다. 그녀는 감정을 억누를 수 없었고,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여준수, 바보 같은 XX! 어떻게 생각도 없이 나를 오해할 수 있지? 적어도 상황을 먼저 물어봐야 하는 거 아니야? 어떻게 단번에 내가 남자랑 바람났다고 생각할 수 있냐고? 여준수의 마음속에서 난 정말 이 정도로 신뢰가 가지 않는 사람인 건가?’
정은지는 조금 전 상황을 떠올릴수록 억울함이 밀려왔다. 이 억울함에 마음이 너무 아파, 도무지 견딜 수가 없었다. 순간적으로 모든 게 싫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곧 그녀는 자신을 진정시키고 상황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어떻게 우연히 고하준을 만났지? 마치 누군가를 기다렸던 것처럼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있었는데... 그리고 여준수는 분명 회의 중이었고 달수 씨도 그 자리에 함께 있었을 텐데 어떻게 그 일을 알게 됐을까? 혹시 누군가 나쁜 의도를 가지고 고자질한 걸까?’
‘그래! 그랬을 가능성이 가장 커!’
이 두 글자가 떠오르자, 정은지는 즉시 누가 그랬는지 짐작이 갔다.
곧바로 한아진의 이름이 마음속에서 떠올랐다.
‘뒤에서 이런 장난질을 할 사람은 한아진밖에 없어! 못된 년!’
정은지는 속으로 한아진을 저주하며, 그녀의 음모에 넘어간 자신을 원망했다. 고하준이 수상쩍게 행동할 때 알아챘어야 했는데, 방심한 것이 문제였다.
하지만 한아진이 이런 장난을 친 만큼, 정은지는 절대로 그냥 넘어가지 않기로 했다. 그 생각을 마친 후에야, 그녀는 자신이 상처를 입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정은지는 그제야 손등이 화끈거리는 것을 느끼고 팔을 내려다보았다. 팔뚝과 손등이 뜨겁게 부풀어 오르며 벌겋게 변해 있었다. 게다가 세 군데나 물집이 잡혀 있었고, 손을 가볍게 대기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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