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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장

“여기, 허리에서 세 뼘 정도 떨어진 곳에서부터 힘을 줘야 합니다. 그래야 힘을 더 쉽게 쓸 수 있어요. 한 번 해보든가요.” 말을 마친 온우현은 한 발 뒤로 물러섰다. 역시나 그 방법대로 해보니 방금 전보다 펀치가 훨씬 더 쉬워진 걸 발견한 정은지는 진심 어린 표정으로 말했다. “코치님, 대단하신데요.” 이런 칭찬을 들었으면 살짝 미소를 지을 법도 한데 온우현의 표정은 여전히 차분했다. 그저 이렇게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왠지 살짝 기분이 좋아지는 듯했다. 한편, 곁에서 이 모든 걸 바라보고 있는 연이수는 눈으로 레이저를 내뿜고 있었다. 아주 오래전, 연이수는 온우현을 처음 본 그 순간, 한눈에 그에게 반해 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오직 온우현을 위해 끝없이 수련한 끝에 같은 센터에서 일할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거기까지일 뿐, 온우현은 평소 워낙 차갑고 무뚝뚝한 성격이고 VIP 회원들만 상대하는 터라 얼굴조차 제대로 볼 수 없었다. 오늘 어쩌다 만나 겨우 한마디 걸어보나 싶었지만 역시나 그의 태도는 무심해서 속상했었는데 여자 회원인 정은지에게 이렇게까지 친절하게 대하니 기분은 더 언짢아졌다. ‘뭐야. 전에는 여자 회원들한테 가까이 가지도 않더니. 동작이 틀려도 말로만 고쳐주고 몸에는 터치도 안 하더니. 왜 저 여자한테는 저렇게 자연스럽게 다가가는 거야? 정은지, 너 도대체 정체가 뭐야. 뭔데 처음 온 주제에 우현 오빠한테서 수업을 받고 왜 너한테만 이렇게 특별하게 구는 거냐고.’ 여기까지 생각이 닿은 연이수는 정은지에 대한 분노가 점점 더 커져가고 있었다. 한편, 수업을 받는 정은지 역시 등을 뚫을 듯한 누군가의 시선을 본능적으로 느끼고 고개를 홱 돌렸다. 하지만 연이수도, 온우현도 그저 무덤덤한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뭐지? 착각인가?’ 저녁쯤, 수업이 끝나고 연이수는 마지막까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다 도관을 나섰다. 샤워를 마치고 옷을 갈아입은 정은지 역시 대충 정리하고 센터를 나섰다. 집으로 돌아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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