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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화

감사 인사는 핑계일 뿐이었다. 그녀의 마음속에는 오로지 세자 하나뿐 나 같은 자식은 안중에도 없을 터였다. 나는 콧방귀를 뀌며 물었다. “무슨 일인데요?” 아마도 내가 요즘 아바마마의 총애를 받는 것을 의식하는 듯 중전의 표정이 누그러지고 말투도 부드러워졌다. “네가 이제 오라비에게 노여움을 풀었으니 착한 일도 끝까지 하는 게 어떻겠느냐? 주상 전에 나아가 오라비를 위해 다시 한번 말씀드려 보거라. 민연아를 경성에 잡아두고 벌을 내리도록 말이다. 그 천한 것이 얄밉기는 하나, 오라비의 아이를 가졌으니 어쨌든 황실의 핏줄을 잉태한 것이다. 그러니 어찌 그리 큰 벌을 내릴 수 있겠느냐? 나중에 황손의 체면이 서지 않을 것이다.” 나는 놀라 되물었다. “민연아가 회임을 했다고요?” 중전은 시선을 살짝 피하며 말했다. “그렇단다. 이 일은 당분간 네 아비께 아뢰지 말거라. 혹여 소문이라도 나면 원수들이 네 오라비의 아이를 해칠까 걱정이다.” 예전의 나였다면 중전의 미묘한 표정 변화를 알아차리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중전의 얕은수를 간파할 수 있었다. 순간적으로 나는 모든 것을 짐작했다. 민연아는 아이를 갖지 않았을 것이다. 다만 중전은 이를 핑계 삼아 나에게 세자를 위해 아바마마께 청을 드리도록 만들려는 속셈이었다. 중전은 내가 이제 민연아만 미워하고 오라비는 용서했으니 이런 상황에서 오라비를 불쌍히 여길 것이라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나는 중전의 표정을 빤히 보며 물었다. “어마마마, 정말로 그 천한 것이 마음에 들지 않으십니까?” 중전은 미간을 찌푸리며 대답했다. “당연하지! 내가 어찌 그런 것을 좋아할 수 있겠느냐? 집안도 변변찮고 재주도 없이 오라비의 앞길만 막는 계집을!” 나는 웃으며 말했다 “그렇다면 어째서 그 계집을 살리려 하십니까? 그 아이가 정말로 오라비의 자식인지도 모르는데 말입니다. 설령 오라비의 아이라 해도 동궁께서 원한다면 자식을 얼마든지 볼 수 있지 않습니까? 그런 천한 여자가 낳은 아이가 과연 제대로 된 황손이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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