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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화

나세령이 고개를 끄덕이며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그리 큰일은 아니지만 두 분이 오래도록 사이가 좋지 않은 탓에 지금은 사소한 일로도 다투십니다. 중간에서 중재하시느라 고생이 많으신 아버지를 뵈옵자니 마음이 아픕니다.” 이부상서인 나상중은 바깥에서는 위엄 있고 당당하였으나 집안일에는 아내와 첩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였다. 아내도 첩도 섭섭지 않게 하려 애썼고 누군가 성을 내면 수염을 잡히는 일쯤은 감수해야 했다. 내가 몇 번 웃으며 말을 이었다. “좋은 방책이 있습니다. 그대 아버님께서 마음 편히 지내실 수 있도록 제가 도와드리지요.” 이에 나세령이 눈을 반짝이며 다가왔다. “경성에 새로 문을 연 자수 가게가 있다고 합니다. 새로이 선보인 이중 자수라 하는 것이 비록 우리 영락상단의 환영수만 못하나 제법 이름이 자자하다 합니다.” “그 가운데서도 부부의 정을 상징하는 홍학을 수놓은 자수가 있는데 그 가게의 보물이라 불리지만 팔지를 않는답니다.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부인들 사이에서는 서로 높은 값을 지불하고 사려고 하지요.” 나세령이 멍하니 말하였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됩니까?” 난 입가에 미소를 띠고 목소리를 낮추어 일렀다. “두 사람에게 이 소식을 슬며시 전해보세요. 그 병풍을 눈으로 직접 보게 하고 혹 마음에 드신다면 갖고자 하실 것입니다. 그러면 자연스레 다툼이 일어나겠지요. 그 병풍, 주인이 제게 드리려 하였으나 제가 받지 않았습니다. 다만 그가 두 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만 알고 있습니다. 아버님께서 몰래 두 분께 하나씩 선물하시도록 하세요. 각자 세상에 단 하나뿐인 병풍이라 전하고 다른 이에게는 알리지 마시고요. 그러면 두 분 다 흡족해하시며 서로를 이해하게 되어 더는 다툼이 없을 것입니다.” 나세령이 두 손을 모으며 웃었다. “역시 공주님답습니다. 좋은 생각입니다!” “아버님뿐 아니라 저 또한 두 분이 지긋지긋해서 드리는 말입니다. 어릴 적부터 싸우시는 모습을 보고 자라 머리가 아플 지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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