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화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러면 이야기꾼이나 소리꾼을 불러올까요? 다른 걸 원하시면 그리하시죠. 전 다 상관없습니다.”
송유빈이 낮게 웃으며 말했다.
“아닙니다. 이런 고즈넉한 시간을 방해받고 싶지 않군요.”
차를 마시고 헤어진 후, 나는 공주궁으로 돌아가 하륜에게 동궁의 동향을 계속 살펴보라고 했다.
내 짐작이 맞다면 이휘는 은자의 일로 이미 머리가 아플 것이다.
거기에 민연아가 또 한 번 나에게 자극을 받았으니 서둘러 행동에 나설 게 분명하다.
예상대로 얼마 지나지 않아 민연아는 대놓고 영락 자수방 옆에 새로운 자수방을 열었다. 이름하여 우연 자수방.
내 이름이 연우인데 자수방 이름을 이렇게 지었다는 건 그야말로 악의적인 도발이었다.
우연 자수방의 대자보도 곧바로 영락을 저격한 것이온데...
절반의 돈과 시간으로 영락 자수방과 똑같은 환영수를 살 수 있다는 거다.
이 소식은 순식간에 화제를 모았다.
환영수는 경성에서 명성이 자자한 고급 자수였기에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많았고, 제작에 시간이 걸려 많은 부자들은 은자를 들고 와도 구입할 수 없었다.
하지만 화려하게 수놓은 비단을 한번 본 사람들은 마음이 간질거려 어떻게든 갖고 싶어 했다.
그들이 소란을 떨자 갑작스레 사람들이 벌 떼처럼 모이면서 당일로 문턱이 닳아버렸다.
민연아는 오만하게 고개를 치켜들고 환한 미소로 손님들을 맞이했다.
그러면서 일부러 손님들에게 우리 영락 자수방은 돈에 눈이 멀어 가격을 부풀려서 돈을 받아낸다며 모함하고, 사고 싶은 게 있어도 절대 영락 상단 소유의 가게는 가지 말라고 했다.
야심을 품은 그녀는 자수방을 기점으로 자신의 상단을 만들려는 거다.
그렇게 조금씩 사람들에게 재주와 능력을 인정받아 대성 제일 가는 여성 상인이 되고 싶겠지.
진시연은 이 소식을 듣고 걱정이 되어 나에게 소식을 전했다.
지난번 하인에 대해 귀띔해 준 뒤로 나와 진시연의 관계가 부쩍 가까워져 우리는 때때로 함께 놀이를 하거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들으셨습니까? 그 망할 년이 공주마마 자수방을 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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