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6화
그러자 화가 더 치밀어올랐다.
“내가 네 엄마라는 걸 아직 기억하고 있긴 해? 지금 여기서 딱 잘라 말할게. 그 자리는 반드시 명주 거야.”
“꿈 깨세요.”
지혜주가 말하기도 전에 고현준은 아예 전화를 끊어버리고는 핸드폰을 안희연에게 돌려주었다.
“엄마랑 얘기를 더 해서 뭐해.”
안희연은 입술을 깨물었다. 그녀는 지혜주와 대립하는 날이 올 줄 몰랐었다.
고현준은 그녀의 모습을 보고 피식 웃었다.
“왜 웃어?”
안희연은 의아해서 고개를 들었다.
“희연아, 사람은 다 변해.”
고현준이 말했다.
“그리고 예전에 너한테 잘해준 것도 진심으로 잘해준 게 아닐 수도 있잖아. 허상이 된 과거의 정 때문에 계속 물러설 생각이야?”
‘허상이 된 과거의 정?’
안희연은 고개를 들어 그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그녀가 몇 년간 그를 좋아하는 것도 어렸을 때부터 소녀가 된 시절까지의 옛정 때문이 아니었던가? 만약 이런 것들이 다 허상이라면 지난 몇 년 동안 그녀의 시간은 뭐가 된단 말인가?
고현준의 차는 안희연의 아파트 아래에 멈춰 섰다.
안희연은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고 말을 이었다.
“학교의 일은 내가 해결할 테니 신경 쓰지 마.”
“어떻게 해결할 건데?”
고현준이 비아냥거렸다.
“할 수 있어!”
안희연은 자신과 그의 관계를 떼어놓으려 마음먹었다.
고현준은 담배를 하나 꺼내 손가락 사이에 끼고 물었다.
“이혼에 관해서는 할머니한테 얘기했어?”
안희연은 고개를 저었다.
“아직이야. 학교의 일이 해결되면 얘기하려고. 내가 할머니한테 잘 얘기할게.”
“얘기를 안 했다면 우리 사이의 불화 소식이 할머니한테 더는 들리지 않았으면 해. 할머니께서 걱정하실까 봐.”
안희연은 그 말의 뜻을 알았다. 콕 집어 얘기하지는 않았지만, 그는 여전히 그녀의 남편이니 이 일에 대해서도 계속 간섭하겠다는 의미였다.
더욱이 지혜주가 안희연과 대립하는 쪽에 서 있으니 만약 이 상황에서 고현준이 빠지게 되면 하루를 넘기지 못하고 한 시간 뒤면 업계 내의 사람들은 두 사람이 이혼하리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렇게 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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