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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장

"난 당신이 전화로 내 위치를 추적한다는 걸 알아. 하지만 소용 없어. 헛고생 하지 마." 고시안은 아예 경도준의 의문을 피해버렸다. 고시안은 방금 전의 얘기를 신경 쓰면 쓸수록 해명하면 할수록 더 들통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지금 가장 최선의 방법은 회피하고 다른 화제로 관심을 돌리는 것이었다. 고시안은 천리안이 없으니 당연히 경도준이 사람 시켜서 자신의 위치를 추적하려 하는 것을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고시안이 마침 방금 전의 문제에서 이 얘기로 화제를 돌렸다. 경도준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 그가 지금 있는 곳이 보안이 강화되어 파리 한 마리도 날아 들어오지 못하는 곳이었기에 절대 감시 당하고 있을 리는 없었다. 경도준은 상대방이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였다. "화제 전환 하지 마. 먼저 당신이 남자 흉내 내는 것부터 얘기하지." 경도준은 상대방의 표정을 볼 수는 없었지만 상대방의 생각을 곧 알아챘다. 상대방이 그의 행동을 모르는 건 당연했기에 화제를 전환하려는 게 분명했다. 우연하게 상대방이 위치 추적 가능성을 예측한 것 뿐이었다. 뭘 좀 아는 놈이네! "날 떠볼 필요 없고, 일부러 시간 끌 필요도 없어요. 내가 당신에게 기회 줄 테니까 날 찾을 수 있을지 두고 보죠." 고시안은 반박하지 않았다. 그는 경도준의 신분으로는 그가 남자인지 아닌지에 대해 따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때문에 지금 경도준은 일부러 시간을 끌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 순간, 경도준이 시간을 끄는 이유는 단 하나일 것이다. 바로 통화하면서 그의 위치를 추적하려는 것이다. 이에 관련해서 그는 전화를 하기 전에 미리 예상했었다. 경도준의 능력으로 전화로 위치 추적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통화를 하기 전에 이미 만반의 준비를 해놓았기에 경도준이 그를 추적하는 건 쉽지 않을 것이다. 경도준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두고 보자. 과연 그를 잡을 수 있을지? "그래." 경도준의 평온하던 두 눈에는 웃음기가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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