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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장

“뭐?” 심경준의 동공이 심하게 수축하더니, 손에 들고 있던 젓가락이 바닥에 떨어졌다. 그가 김은주 때문에 이렇게 당황하자, 유민서의 차가운 마음이 추락하기 시작했다. “방금 김은주 씨가 계속 집에서 울면서 대표님 이름을 부르면서 정서가 불안정하다고 합니다. 사모님께서 한번 가보시랍니다. 혹시나 김은주 씨가 이상한 짓을 할까 봐…….” 한민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심경준은 갑자기 몸을 일으키더니, 밖으로 뛰쳐나갔다. “이 망할 놈! 만약 김씨 가문의 그 여자를 찾으러 간다면, 내 이 할아버지가 없을 줄 알아!” 심준호는 화가 나서 식탁을 탁탁 쳤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심경준의 모습은 이미 시야에서 사라졌다. “하! 정말 가문의 불행이야! 할아버지 이번 생에 수많은 고비를 넘기고 고난을 겪었는데, 하필이면 경준이의 마음을 바꿀 수 없으니…… 이 할아버지의 잘못이야!” 유민서의 두 눈에도 빛을 잃었다. 그녀는 아주 덤덤하게 웃으며 차가운 손으로 할아버지의 손등을 다독였다. “할아버지, 이러지 마세요. 할아버지는 이미 충분히 하셨어요. 다만 저랑 경준이가 인연이 없을 뿐이에요.” ……. 별장 밖, 심경준은 근심 가득하게 차에 오르려고 했다. “심 대표!” 심경준은 걸음을 멈추고 몸을 돌렸다. 눈 부신 불빛 아래 쫓아 나온 백아연이 눈에 들어왔다. 그녀의 약간 빨간 두 눈에는 한기가 맴돌고 있었다. 심경준은 왠지 모르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입을 열고 말하려는 찰나, 유민서가 먼저 말했다. “오늘 그쪽 동생이 내 직원을 모함해서 뇌전증까지 발작한 일, 돌아가서 좀 전해줘. 이렇게 넘어가지 않을 거라고. 그 직원한테 반드시 사과하고 책임져야지.” 심경준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는 백아연이 이 일 때문에 쫓아온 거라고 생각 못 했다. 그래서 원래 기대하던 남자의 눈빛도 순간 암담해졌다. “심윤혜는 내 동생이긴 하지만, 걔 사적인 일에는 신경 쓰지 않아.” “이게 사적인 일이라고 생각하는구나. 좋아, 알았어.” 말을 마친 유민서는 더 이상 심경준을 쳐다보지도 않고 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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