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7장
전화 맞은편의 김은주도 울고 있었다.
“할아버지가 날 싫어하는 걸 알고 할아버지를 이용해서 날 상대하는 거라고. 어떻게 이런 비겁한 수단을 쓸 수가 있어?”
심경준의 눈빛이 순간 멍해졌다. 그는 김은주 한 말을 똑똑히 듣지 못했다.
눈앞에 있는 여자는 예쁘게 운 것도 아닌데, 심경준은 그녀가 진심으로 슬퍼하는 게 느껴졌다. 그녀가 흘린 매 한 방울의 눈물이 그의 심장을 건드렸다.
“도대체 왜 그래? 할아버지 놀라게 하지 마!”
심준호는 별일을 다 겪어봤지만 울고 있는 유민서를 보자 어쩔 줄을 몰랐다.
유민서는 너무 울어서 말도 제대로 못 했다.
“할아버지…… 팔지, 팔지 망가졌어요……. 그래서…… 온갖 방법을 다 쓰면서 복구하려고 했는데, 안 됐어요……. 또, 똑같은 걸 만들 생각이었는데…… 할아버지가 알면 기분 나빠할까 봐요……. 할아버지, 죄송해요……. 제가 거짓말했어요……. 죄송해요…….”
유민서는 몸을 움찔움찔 떨면서 손등으로 눈물을 닦았다.
정말 이보다 더 불쌍할 순 없었다.
심경준은 더듬더듬 들리는 유민서의 고백을 듣고 몸이 움찔했다.
그리고 드디어 유민성이 왜 사라졌는지 알게 되었다.
그리고 원래 부드러웠던 그녀의 손에 왜 굳은살이 생겼는지도.
할아버지가 선물한 팔찌를 복구하려다 그랬다.
심경준은 순간 그 깨끗한 눈물이 자기 심장에 떨어진 것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씁쓸함과 슬픔도 천천히 퍼지기 시작했다.
“아이고, 난 또 무슨 일이라고!”
심준호는 안쓰러운 마음에 유민서의 손을 잡으며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
“사실 네가 들어왔을 때, 이미 이 팔찌가 내가 선물한 게 아니라는 걸 눈치챘어. 어느 정도 짐작 가긴 했지. 팔찌 망가졌거나, 혹은 다른 일이 있었다고. 그렇지 않으면 우리 효심이 지극한 아연이가, 안 끼고 다닌다는 게 말이 안 되잖아. 할아버지, 너 원망 안 해. 네 할머니, 옥팔찌 엄청 많아. 한 상자나 있는걸! 원래는 다 너한테 주려고 했는데, 네가 안 받을까 봐, 그중에서 제일 좋은 걸로 선물한 거야. 그리고 네가 팔찌를 받게 하려고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