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5장

유민서는 얇은 눈꺼풀을 들고 촉촉하고 동그란 눈으로 하늘에서 내려온 남자를 쳐다보았다. 남자는 유민서 앞에 걸어오더니, 한쪽 무릎을 꿇고 잘생긴 얼굴을 들어 올리며 유민서의 얼굴을 지긋이 쳐다보았다. “민서가 오빠 버린다고 들었는데.” 그는 입꼬리를 들어 올리고 장난스러우면서도 애정이 담긴 웃음을 지었다. “현우 오빠…….” “네가 날 오빠라고 부르니까, 마음이 드디어 놓이네.” 유씨 가문의 넷째 도련님인 백현우, 언제나 차갑고 사악하기만 그의 얼굴에 화색이 띠자, 마치 어두운 하늘을 비추는 태양이 떠오른 것 같았다. 그는 길고 튼튼한 팔을 동생의 가는 허리를 안으며 코트의 주머니에서 초콜릿 하나를 꺼냈다. 그리고 이로 포장지를 뜯어내더니, 유민서 입가에 가져다주었다. “네가 좋아하는 초콜릿, 먹어 봐.” “현우 오빠!” 유민서는 어린 새처럼 백현우의 품 안으로 덮쳤다. 왠지 모르게 마음이 시큰거렸고, 뜨거운 눈물이 남자의 검은 셔츠를 적셨다. 이 눈물에는 아주 많은 감정이 담겨 있었다. 오빠에 대한 그리움, 할아버지에 대한 미안함, 김은주에 대한 분노와 똑같은 팔찌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답답함……. 그리고 심경준에 대한 실망과 아픔. “민서야, 너…… 울어?” 백현우는 깜짝 놀라더니, 큰 손으로 유민서의 목덜미를 한번 긁었다. “아니…….” 유민서는 웅얼거리며 대답했다. “내 옷이 다 젖었는데, 아니라고?” “안 울었다니까!” 목소리까지 울먹거렸지만, 유민서는 여전히 안 울었다고 고집했다. 백현우도 자기의 동생이 자존심 강하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운 적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조용히 유민서를 품에 안으며 달랬다. 유민서의 울음에 백현우의 마음도 움찔움찔 아프기 시작했다. ‘민서야, 오빠가 돌아왔으니까, 심경준의 좋은 날도 여기까지야!’ 한편 유진성과 유진호는 나란히 밖에 서서 백현우와 유민서의 다정한 모습을 보고 있었다. 유진호가 이를 악물며 질투했다. “아씨, 이 녀석 멋있는 척하는 거 봐. 민서 나한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