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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장

응급 처치를 마친 김은주는 일반 병실로 옮겨졌다. 의사 말로는 별일 없다고 했다. 상처가 얕은 건 아니지만 봉합할 정도는 아니었다. 기절한 원인은 아마 너무 긴장하고 놀라서 그랬다. “우리 딸! 드디어 깼구나!” 진미영은 병상 옆에 앉아서 딸이 이미 죽은 것처럼 대성통곡했다. “엄마, 너 못 보는 줄 알았어!” “됐어, 됐어. 그만 울어. 심경준도 없는데, 누구한테 보여주려고 이렇게 우는 거야? 내 눈이 다 시끄럽다.” 진미숙은 짜증이 난 얼굴로 가슴을 안고 창가에 서있었다. “이번의 일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생각했어?” “어느 일?” 진미영은 눈물을 닦으며 망연한 표정으로 물었다. “하, 설마 이게 다가 아니라는 거야?” 진미숙은 혀를 차며 멸시하는 눈빛으로 쓸모없는 동생을 쳐다보았다. “정말 일을 망치기 일쑤네. 내가 도대체 언제까지 도와줘야 하는 거야? 내 도움이 없었다면 네 딸이랑 심경준, 이렇게까지 될 수 있었을 거 같아? 네 그 머리로 딸을 명문에 들여보낼 생각하는 거야? 다시 태어나도 불가능할걸?” 김은주도 뒷수습을 제대로 못 하는 엄마를 속으로 원망하고 있었다. 집에 돈이 없어서 심경준이 선물해 준 목걸이 판 건 그렇다 쳐도, 먼 곳에 가서 팔지 않고 하필 유씨 가문 손에 들어가게 했다. 이 목걸이가 경매장에 나타나면서 김은주과 심경준의 감정은 설상가상이 되고 말았다. “언니, 말이 나왔으니까, 한번 따져보자.” 어릴 적부터 진미숙한테 지적당하긴 했지만, 딸 앞에서 이런 소리를 들으니, 진미영은 너무 창피해서 화가 났다. “오늘 나랑 은주가 백아연 그 계집애를 깔끔하게 처리할 수 있었는데, 언니 딸이 중요한 순간에 나타나서 모든 걸 뒤집은 거잖아. 만약 심윤정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되지도 않았어!” “윤정이가 화장실에 있는걸, 내가 알았어? 은주 너도 그래. 평소에 내가 뭐라고 했어. 왜 이렇게 세심하지 못한 거야? 화장실에 사람 있다는 것도 발견 못 했어?” 진미숙도 너무 화가 났다. 하지만 이번 일에 확실히 자기의 책임도 있어서 어쩔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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