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장

“그,그래?” 유민서가 오른손으로 볼을 만져보는데 손난로마냥 뜨거웠고 부끄러워서 얼굴을 돌렸다. “술마셔서 울기가 오르나 봐.” “와인창고 가려던거 아니였어요.술도 안마셨는데 왜 벌써 빨개지셨어요.”임주승이 꼬치꼬치 캐묻는다. 일 할때는 머리가 빠릿빠릿 돌아가지만 사생활에서는 반응이 무뎌서 아가씨가 첫날밤 생각하는걸 알리가 없었다. “무슨 물음이 그렇게 많아?네가 검사야!”유민서가 눈을 희번뜩이면서 지나갔다. 임주승은 억울했다.뭘 잘못했는지 몰라 고분고분하게 여자의 뒤를 졸졸 따라다닌다. 두사람은 와인창고로 도착했다.안에는 천병 가까이 되는 와인이였고 평소 한잔 즐겨하는걸 아는 유진성이 전부 준비해준것이다. 이 술들은 하나같이 가격이 상당했고 대부분 경매로 사들인 와인들이였다.유성민한테 없는 와인들이 유민서한테는 몇십병이나 있었다.그 와인들을 팔면 서울에서 단독별장 두채는 살수 있다. 유민서가 여유있게 와인을 둘러보다가 로마니와인 하나를 찜했고 발끝을 들어 내리려는데 그래도 손이 닿지 않았다. 이때 임주승이 뒤로 다가가서는 손쉽게 와인을 내려준다. 두사람이가까이 있는탓에 임주승은 아가씨의 머릿결에서 풍기는 샴푸냄새가 맡아졌고 순간 심장이 쿵쾅쿵쾅 뛰여댔고 하얀 얼굴은 빨갛게 물들었다. “여기요.아가씨.” “쯪쯪.185센치 비서가 있어서 좋긴 좋네.” 하지만 그녀의 이상형 키는 189센치인 심경준같은 스타일이다. 젠장.그런 남자는 생각하지도 말아야 되는데 자꾸 생각이 난다. “아가씨,제가 따드릴게요.한손으로 불편하잖아요......” 쾅—— 유민서는 두말없이 팔에 있던 깁스를 풀어내는데 새하얀 속살이 드러난다. “귀찮아.빨리 풀고 싶었어.” 임주승은 놀랐다. “전쟁터에서는 골절되거나 팔빠지는건 아무것도 아니야.전에 폭탄 맞아 다리가 끊어진 사람 본적도 있었고 오전까지만 해도 나랑 농담하던 병사가 오후에는 몸에 구멍들이 나있고 얼굴이 반쯤 나간 사람도 있었어.” 유민서는 담담하게 본인이 겪었던 잔인했던 전쟁을 얘기했다. 임주승은 놀랐다.이렇게 우아한 아가씨가 그동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