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0장
“당신을 위해 바람을 맞고~ 쓸쓸할 땐 눈물을 흘리고~”
심경훈은 확실히 오래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견딜 만은 했다. 예전에 부대에서 차렷 자세를 설 때면 하루 종일도 섰었는데 고작 몇 시간쯤이야 별거 아니었다.
다만 내내 마음을 졸이고 있었다.
그는 백서아가 또 갑자기 마음이 바뀌어 자신을 만나러 나오지 않을까 봐 겁이 났다.
‘그때면 어떻게 해야지? 억지로 쳐들어가야 하나?’
하지만 이곳은 강씨 가문이었다. 게다가 자신은 무슨 신분으로 이 문을 두드려야 한단 말인가?
그는 이유를 찾을 수가 없었다.
까마귀 깃털 같은 속눈썹이 파르르 떨리며 가슴이 턱 막혀 심경훈은 담뱃갑에서 마지막 한 가치를 꺼냈다.
그리고 막 입에 물려는데 하이힐 소리가 그의 앞까지 들려왔다.
“심경훈.”
심경훈은 심장이 벌렁거렸다. 시선을 들어 올리자 무표정하고 차가운 눈빛을 한 전처가 보여 물고 있단 담배를 탁 쳐 재를 털었다.
강서진은 시선을 내려 남자의 발아래를 훑었다.
바닥에 죄 담배꽁초라 미간을 찌푸렸다.
“끊은 거 아니었어? 뭐 하는 거야?”
“너무 오래 기다려서.”
불이 깜빡여 심경훈은 얼른 담배를 끈 뒤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하, 이것도 내 탓이야? 그래, 탓해. 어차피 넌 내 탓을 하지 못해 안달이 난 사람이잖아.”
강서진은 환하게 웃으며 조롱했다.
“백서아.”
심경훈은 손마디가 분명한 손가락을 꽉 움켜쥐었다. 너무 많이 핀 담배 탓에 목이 가라앉아있었다.
“내가 당신을 보러 왔으니 당신 목적도 달성했네. 그러니 심 대표, 약속했던 대로 더는 우리 오빠 귀찮게 하지 마. 난 일이 있어서 얼른 들어가 봐야 해. 그리고 가기 전에 바닥에 있는 꽁초는 좀 주웠으면 해, 심 대표. 해문시의 문명 도시를 더럽히지 말고, 그럼 이만.”
예쁜 얼굴을 어둡게 굳힌 강서진은 기계적으로 할 말만 한 뒤 등을 돌려 떠났다.
한현이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는 저렇게 차갑고 매정하고 포스가 넘치는 사모님의 모습에 놀라고 말았다.
그의 인상 속의 사모님은 더없이 다정한 미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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