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2장
“그랬는데 상처만 받고 무너졌잖아.”
씁쓸한 미소를 지은 강서진의 눈빛은 잔뜩 흔들리고 있었다.
“잘못된 시간에 맞지 않는 사람을 사랑했으니 전부 다 부질없겠다 싶어서 이젠 마음이 안 생겨.”
강주원은 잘생긴 얼굴을 슬쩍 찌푸렸다. 어린 나이에 벌써 저렇게 해탈해지는 건 좋은 일이 아니었다.
그리하여 사고를 전환한 그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진아, 너무 슬퍼하지 마. 너 한 때 심경훈을 사랑했다는 건 심경훈에게 남들과는 다른 매력이 있다는 거잖아. 그러니까 마냥 네 청춘을 낭비했다고 보기는 힘들지. 두 사람 사이에는 그저 인연이 부족했던 것뿐인 거야.”
“전에는 나도 내 안목이 최고인 줄 알았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이 세상에서 제일 잘난 사람 같았고.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하, 세상에서 눈이 제일 먼 사람이 맞는 것 같아….”
그때 강서진의 휴대폰이 울렸다.
임지섭의 전화였다.
“지섭아, 왜?”
전화를 받은 그녀가 물었다.
“아가씨! 드디어 전화를 받으셨네요. 거기 신호가 너무 나쁜 거 아니에요!”
임지섭은 침을 꿀꺽 삼키더니 흥분에 차 말했다.
“얼른 SNS 보세요! 얼른 라이브 방송 들어가라고요! 심이슬이 기자회견을 열어서 저희 호텔 직원에게 공개 사과를 했어요!”
“하?”
강서진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두 눈에 원망이 스치더니 휘둥그레지며 놀라움이 깃들었다.
“기자회견이 갑작스럽게 진행된 걸 보면 만경 그룹에서 속전속결로 영향력을 최소한으로 하려는 것 같아요. 하지만 지금 라이브 방송 시청자 수는 오백만을 넘은 데다가 아직도 계속 상승하고 있어요! 쪽팔린 줄 알면 끝까지 대치를 하든가, 라이브를 켰으면 좀 제대로 성의를 보이든가 하지 퉤, 이렇게 쪼잔하게 구는 걸 보면 대기업의 면모는 조금도 없어 보이는 게 우리 KS에 한참 못 미치는 것 같아요!”
강서진은 무언가를 알아차린 듯 두 눈이 흔들렸다.
만경 그룹의 태도 변화는 빨라도 너무 빨랐다!
어제까지만 해도 심이슬은 자신과 끝까지 버틸 기세였으니 절대로 이렇게 빨리 패배를 인정할 리가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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