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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장

안 돼?! 임지선 모녀는 그대로 얼어붙었다. 하나는 화를 내는 것도 잊었고 하나는 우는 것을 잊었다. “심경훈! 반항하겠다는 것이냐!” 심광섭은 분노에 혈압이 다 치솟았다. ‘여태까지 늘 사랑받지 못했던 사생아는 어렸을 때부터 그의 생각에 반기를 든 적이 없었다. 그런데 이제 대표 이사 자리에 앉더니 대가리에 피가 마른 건지 감히 ‘안된다’고 해?!’ 심경훈은 정신이 어질해졌다. 그도 거절이 이렇게 자연스러울 줄은 몰랐다. “도대체 무슨 생각인 것이냐? 애초에 백서아와 이혼을 하겠다는 거도 너고 유아와 결혼하겠다고 고집을 부린 것도 너였다! 그런데 지금 당장 백서아랑 이혼을 하라고 했더니 안 된다고? 이리저리 흔들려서야 결혼이 뭐라고 생각하는 거냐? 애들 장난이야? 내가 어쩌다 너같이 못난 놈을 낳았을까!” “이리저리 흔들려요? 하, 그럼 맞네요.” 심경훈도 별안간 열불이 뻗혀 눈을 가늘게 뜬 채 조롱을 내뱉었다. “제가 아버지 아들이지 않습니까, 부전자전이라는 말이 있죠.” “망할 자식!” 심광섭은 불이 붙은 화약통이라도 된 듯 심경훈에게 달려들더니 손을 들어 그대로 세게 뺨을 내려쳤다. 그 소리가 너무나도 커서 심이슬은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심경훈의 차가운 얼굴에 순식간에 손자국이 생겼다. “어머, 광섭 오빠! 말로 하지 왜 애를 때리고 그래! 경훈이가 아직 어려서 말을 좀 험하게 했다만 이러면 오빠 손도 다치고 감정도 상하잖아. 그러지 마!” 임지선은 황급히 심광섭을 부축하면서도 속으로는 냉소를 흘렸다. 화풀이라도 한 것 같아 얼마나 속이 시원한지 몰랐다. “지선아! 당신이 너무 착해서 저 망할 녀석을 어렸을 때부터 친자식처럼 여긴 건 알아. 하지만 너무 오냐오냐했어. 제대로 혼을 내지 않으니 지금 봐봐라! 애가 지금 어떤 꼴이 되었는지!” 심광섭은 손바닥이 저려왔다. 맞은 심광훈의 얼굴보다도 벌겋게 달아올랐다. “내 눈에는 영원히 아이인 걸. 게다가… 내가 친모도 아니고, 안 그래도 날 쉽게 받아들이지 못할 텐데 내가 혼이라도 냈다간 아이가 더 멀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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