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3화
서지수의 주량은 매우 약했다.
3도 정도의 과일주 두 잔만 마셔도 취했다. 서너 잔이면 기절할 정도였다.
이미 네 잔의 고농도 위스키를 마신 그녀에게 더 이상 술을 마시게 한다면 무슨 일이 생길지 알 수 없었다.
“확인했어.”
진수혁은 물이 가득 담긴 잔을 그녀에게 건넸다. 깨끗하고 길쭉한 손가락이 크리스탈 잔에 비쳐 뚜렷하게 드러났고 묘한 매력을 풍겼다.
“마셔.”
서지수는 잔을 받아 들고 한입에 마셨다.
그녀의 모습을 보며 진수혁의 눈빛은 더욱 깊어졌다.
그녀는 자신의 시선을 벗어난 물건도 아무런 의심 없이 마셨다. 그녀가 그를 신뢰하는 것에 기뻐해야 할지 아니면 그녀의 무방비 상태를 걱정해야 할지 모르겠다.
“다 마셨어.”
서지수는 술잔을 내려놓았다. 완전히 취한 그녀는 술인지 물인지 구분할 수 없었다.
진수혁은 그녀를 달랬다.
“응.”
“이제 가도 돼?”
서지수는 방 안에 자신과 진수혁만 남았다는 사실을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진수혁은 자연스럽게 그녀의 가방을 들고 그녀의 몸을 부축했다.
“내가 데려다줄게.”
서지수는 단호하게 거절했다.
“싫어.”
이것이 그녀의 진심이었다.
그녀는 다른 사소한 일에서 그와 접촉하고 싶지 않았다.
“이 상태로 나가면 20분 안에 무슨 일이 생길지 알아?”
진수혁은 그녀를 안아 들고 말했다.
“만약 차에 치인다면 누가 책임질 거야?”
서지수는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
그녀는 안기자마자 머릿속이 하얘졌고 생각할 능력도 없어졌다. 눈꺼풀이 무거워지고 손발도 알코올로 인해 감각이 없어졌다.
그녀는 손을 뻗어 무언가를 잡으려 했지만 몇 번 시도해도 실패했다.
그녀의 모습을 보며 진수혁은 후회가 밀려왔다.
네 번째 잔은 마시게 하지 말아야 했다.
구석에 있던 송 대표는 이 모든 것을 지켜보았다. 전화를 통해 서지수가 진수혁의 이혼 중인 아내라는 사실을 확인한 그는 더 이상 말을 걸거나 방해하지 않았다.
호텔을 나서며 진수혁은 그녀를 안고 차로 향했다.
차 안의 강현서와 합류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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