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화
소채윤은 서지수를 빤히 바라보았다. 뭔가 숨기는 게 있는 것 같아 보였다.
“이 반지를 볼 때마다 나한테 잘해줬던 게 떠올라.”
서지수의 말에는 어느 정도 진심이 담겨 있었다. 오랜 세월 그가 베풀어준 극진한 배려와 사랑을 불과 며칠 만에 전부 잊기는 힘들었다.
“어릴 적부터 날 지극정성으로 돌봐줬는데, 이젠 그게 다 헛된 느낌이 들어.”
소채윤은 토 달지 않았다. 사실 소유리가 끼어들기 전까지는 그녀조차도 저렇게 완벽한 남자가 또 있을까 할 정도로 진수혁을 높이 샀으니까.
그는 정말이지, 서지수에게 온갖 최고의 것을 가져다 바치고 모든 일을 직접 챙기며 다정하게 대해왔다.
만약 누가 서지수는 그럴 가치 없는 여자라고 비아냥거리면, 진수혁은 그 사람부터 혼쭐낸 뒤 아주 담담히 말하고는 했다.
“내가 이만큼 해줄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야.”
그래서 주변에서는 마른하늘에 날벼락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냉철하기로 유명한 재벌 2세가 그렇게 사랑꾼이라니. 결국 그 사랑꾼 이미지조차 지금은 깨지고야 말았지만 말이다.
“혹시 믿을 만한 사람 알아? 반지 사줄 만한 개인 컬렉터라든지.”
서지수가 재차 물었다.
“있긴 있어. 근데 너도 각오해야 해. 이 반지를 누가 사 가든 진수혁 입장에서는 눈엣가시일 테니.”
소채윤은 현실적으로 조언했다.
“그리고 설령 산다고 해도 가치에 비해 깎아 먹기 쉬워.”
“알아. 최소 2억 정도로 생각하고 있어. 그거면 충분해.”
서지수는 단단히 결심한 듯 보였다.
“하아...”
소채윤이 못마땅하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나도 진수혁을 욕하긴 했지만, 200억짜리 반지를 2억 원에 넘기겠다는 건 너무 파격적이잖아. 이건 아무리 봐도 손해 보는 거라니까.”
서지수는 입술을 꾹 깨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도 어머니 치료비가 급히 필요해서라고 털어놓고 싶었지만, 그렇게 되면 소채윤이 기어코 돈을 빌려주려 들 거고, 그럼 또 진수혁이 개입해 방해할 게 뻔했다.
“알았어.”
소채윤이 체념한 듯 입을 열었다.
“보석 컬렉팅하는 분 둘 정도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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