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7장
손민재는 거실에 서서 다급한 마음에 왔다 갔다 하고 있었고 마침 걸어들어오는 강하나를 보고 긴장하면서도 뭔가 찔리는 게 있는 듯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사모님, 돌... 돌아오셨군요.”
강하나는 이해할 수 없는 표정으로 손민재를 바라봤다. 박지헌이 교통사고가 났으니 긴장한 건 그렇다 치고 뭘 미안해하는 거지?
“지헌 씨는요?”
“아, 이 층에 계세요.”
버벅거리는 손민재를 바라보며 강하나는 더 수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그래도 이 층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별장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강하나가 알던 모습 그대로였다.
거실에 깐 카펫, 벽에 걸린 그림 모두 강하나가 직접 고르고 꾸민 거다. 물론 이혼하면 박지헌이 다 바꿔버리겠지만 말이다.
박지헌이 그것까지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해도 곧 들어올 새로운 안주인이 용납하지 못할 거다. 전처의 흔적이 남은 집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하는 걸 아무렇지 않게 여길 여자는 없으니까.
안방 문 앞에 도착해서 강하나는 아무 생각 없이 손잡이를 잡고 안방 문을 열었다.
하지만 방으로 들어가자마자 확 풍겨오는 진한 담배 냄새에 눈썹을 찌푸렸다.
박지헌이 비흡연자는 아니지만 한 번도 집에서 담배를 피운 적이 없었고 강하나 앞에서 담배를 피운 적은 더욱 없었다. 전에 갑자기 비가 내려서 바이어와의 식사 자리를 마친 박지헌에게 외투를 가져다주려고 호텔에 들르지 않았다면, 강하나도 박지헌이 담배를 피운다는 걸 몰랐을 것이다.
박지헌은 위에 아무것도 입지 않고 헐렁한 바지를 입은 채 침대맡에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배 아래 쪽에는 꽤 깊은 상처가 나 있었고 아직도 피가 흐르고 있었다.
강하나는 창문 앞으로 걸어가 커튼을 열고 창문을 활짝 열었다. 그리고 몸을 돌리자 바로 풍겨오는 지독한 담배 냄새에 자기도 모르게 기침했다.
“하나야, 네가 어쩐 일이야?”
박지헌은 놀란 표정으로 침대에서 일어나 바로 담배를 끄고 손으로 담배 연기를 제쳤다. 그리고 담배 연기가 너무 많아서 금방 빠지지 않을 걸 알았는지 아예 강하나의 손목을 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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