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장

“누구한테 내연녀라고 하는 거야!” 박지헌은 매서운 눈빛을 띠며 단정우의 멱살을 틀어잡았다. “씨발, 다시 한번 말해봐!” 단정우는 흔들림 없이 냉랭하게 박지헌을 주시했다. “이번이 두 번째로 제게 무례를 범하는 거네요. 처음은 봐줬지만 두 번째는 미안하지만 봐줄 수가 없어요.” 말을 마치자마자 단정우는 박지헌에게 주먹을 날렸다. 박지헌은 단정우의 움직임을 눈치채고 주먹을 피하는 동시에 반격하려 했지만 뜻밖에도 단정우의 주먹이 너무 빨랐다. 박지헌은 주먹을 피하기는커녕 반격도 하지 못한 채 비틀거리며 뒷걸음질 쳤다. 겉보기엔 기생오라비에 운동을 해본 적도 없는 것처럼 생겨서 단정우는 힘이 아주 셌다.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박지헌은 놀란 얼굴로 눈을 커다랗게 떴다. “딴따라 주제에 감히 나한테 손을 대?” 뺨을 만지자 따끔한 고통이 느껴져 박지헌은 주먹을 움켜쥐며 욕설을 내뱉더니 단정우에게 돌진했다. 단정우는 차분한 눈빛으로 자리에 꼼짝도 하지 않고 서 있다가 박지헌이 안전범위 내로 뛰어들어왔을 때 깔끔한 동작으로 몸을 기울여 주먹을 피했다. 동시에 박지헌의 팔을 붙잡아 앞으로 밀치자 “퍽” 하는 소리와 함께 박지헌은 자동차 보닛 위로 엎어졌다. 연달아 두 번이나 창피를 당한 박지헌은 격분하여 전력을 다해 단정우에게 달려들었다. 박지헌은 싸움 기술이 뛰어나지 않았지만 폭발력은 강했다. 결국 단정우는 미처 주먹을 피하지 못하고 한 대 얻어맞았다. 그러나 곧바로 반격하며 박지헌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 세 대를 때리고 한 대를 얻어맞았으니 단정우는 손해를 본 것이 없었다. 박지헌이 계속해서 단정우에게 주먹을 날리려는 때, 갑자기 핸드폰이 울렸다. 그가 서다은을 위해 설정해 놓은 전용 벨 소리였다. 박지헌은 원래 전화를 무시하려 했지만 서다은이 아직 입원 중이라는 것을 떠올리고 잠시 분노를 억누른 채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지헌 씨, 나 이젠 상태가 괜찮아져서 집에 돌아가고 싶은데 지금 데리러 와줄 수 있어요?” “병원이랑 자기 집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