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1장
추나연은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느낀다.
추성화는 얼굴을 부여잡고 엉엉 울고 옆에서 송선아가 연신 등을 토닥여주는 모습.
송선아는 곧바로 추나연을 소파로 끌어당겼다.
그제야 추성화의 얼굴에 나있는 손톱 자국이 보인다, 누구한테 맞은 건지.
“나연아! 성화 좀 도와줘! 안씨 집안 사람들이 애 이렇게 만들었다니까?”
추성화가 서럽게 울며 추나연을 쳐다봤다.
“나연아, 나 도와주면 안돼? 우리 자매잖아, 넌 꼭 도와줄 거야 맞지?”
추나연의 대답을 듣기도 전에 추성화가 말을 이어갔다.
“내가 이 집안 딸 아니라서 그래? 나 때문에 화나서 안 도와주려는 거야?”
송선아가 또 말을 낚아챘다.
“그럴 리가 없어. 나연이 그런 애 아니야.”
추성화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이다, 고마워 나연아!”
추나연이 그제야 입을 열었다.
“꼭 도와준다는 보장은 못해.”
추성화와 송선아가 충격에 빠진 눈으로 추나연을 바라봤다.
“무슨 일인지도 모르는데.”
“그, 그냥 별일 아니야. 나연이 넌 대단하니까 분명 할 수 있을 거고.”
송선아가 추성화를 안심 시켜주며 그제야 말했다.
“성화가 안수영이 걔랑 작년에 여행 갔다가 낡은 사찰에서 월하 노인을 뵈었대.
안수영은 지금 다 성화 탓이라고 하고.”
송선아는 그 말을 하다 분이 차올랐는지 딸을 감쌌다.
“지가 무슨 자격으로 그런 소릴 해? 자기가 먼저 월하 노인 뵙겠다고 했으면서!”
추나연이 미간을 찌푸렸다.
“월하 노인이요?”
“그래, 안수영이 연애운이 순탄치가 않대서 성화가 좋은 마음에 데리고 갔는데 지금 와선 성화 때문이라고 우기잖아.”
“대체 딸 교육을 어떻게 시켰길래 성화를 이 지경으로 때려. 덧나면 어쩌려고?”
추성화는 엄마 품에 안겨 연신 눈물을 흘렸다.
“......”
추나연이 매몰차게 답했다.
“좋은 마음이라는데 왜 성화 탓이라고 여기겠어요? 성화 탓이 아닌데 왜 제가 나서서 도와줘야 하는 건데요?”
“......”
송선아가 콧방귀를 뀌었다.
“왜 성화 탓이라고 하겠어, 그 집 사람들 됨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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