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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장

말을 끝낸 추나연은 곽운경의 대답을 듣지도 않은 채 곧장 서재를 빠져나왔다. 1층으로 내려오니 소파에 앉아 티비를 보고 있는 성소희와 송지아가 보인다. 성소희는 아직까지도 툴툴대고 있었다. “이 드라마는 끝까지 결말을 못 봤었어. 전에 창문으로 들여다 봤는데 그 놈이 영안이 트였는지 날 보자마자 오열을 하더라고.” 귀신이 있다는 소식에 마을이 들썩이며 다들 티비 보길 꺼려했었다지. 그때의 비통함을 떠올리며 성소희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젠 내가 보고 싶은 거 다 볼 거야!” 티비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애니메이션에 잠시 침묵하던 추나연은 주사와 종이를 들고 한쪽에 앉아 부적을 그리기 시작했다. 곁에서 맴도는 무언가를 거뜰더도 보지 않다 부적을 다 그린 뒤에야 추나연은 손을 씻으며 물었다. “생각해 봤어?” “......” 세상에, 이렇게 저자세를 취하는 건 곽운경에겐 처음이다. 추나연이 현관 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자기 행동 절제 못하겠으면 나가.” “......” “앞으론 최대한 외출 안 할게.” 추나연이 고개를 저었다. “최대한이 아니라 절대야. 앞으론 절대 큰 일 없는 이상 멋대로 떠나선 안돼.” 곽운경이 눈가에 힘을 꽉 주며 원망 섞인 눈빛을 보냈다. “난 네 애착 귀신이 아니야.” “알아. 그랬으면 이런 말 하지도 않았어, 바로 묶어버렸지.” 의논을 하는 건 곁에 있겠다고 했던 것과 적잖이 덕을 쌓은 걸 봐서다. “......” 콧방귀를 뀐 곽운경은 곧장 휙 사라져 버렸다. 밤이 되어서도 곽운경을 보지 못한 송지아가 의아해하며 물었다. “오빠는?” “갔어.” 더 캐물으려 하는 송지아를 성소희가 곧장 끌어 윗층으로 데려갔다. “그만 물어.” 송지아는 여전히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어른들 일, 넌 몰라.” 송지아는 그게 무슨 말인지 모르고서도 결국 성소희의 말을 따르기로 한다. 3일 뒤. 추나연은 자신을 데리러 온 송선아와 함께 안수영의 약혼식에 참석했다. 제경에 오니 구가영이 공항으로 그들을 마중 나왔다. 구가영은 오래도록 남이수의 비서로 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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