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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화

달려드는 양아치들을 바라보며 도범은 그저 냉소만 지을 뿐이었다. 양아치들은 하나같이 비쩍 마른 몸매에 어떤 이들은 머리에 염색을 했고 또 어떤 이들은 몸에 문신을 새겨서 겉보기에는 제법 위협적으로 보일 수 있었다. 하지만 도범은 이 자들이 실제로 허약하다는 것쯤은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이들은 평소에 전혀 훈련을 하지 않은 몸이었다. 그냥 칼이나 들고 모양새만 피울 뿐이었다. 만약 이 자들을 전쟁터에 끌고 가면 그 누구보다도 빠르게 죽었을 것이다. “여보 조심해!” 그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도범을 향해 돌진하는 것을 본 박시율은 극도로 긴장하고 있었다. 그녀는 도범과 멀리 떨어지지 않는 곳에 서서 소리 질렀다. “하하 박시율 씨, 만약 이제라도 나와 한바탕 놀 마음이 생겼다면 내가 저 자들에게 살살하라고 당부할 수도 있어요. 칼에는 눈이 달려있지 않아서 어디로 향할지 모른답니다. 저 자들이 그렇게 분별력이 있는 사람들도 아니고요. 만약 이러다 남편이 죽어버리면 당신은 생과부가 되는 겁니다!” “그때가 되면 나한테 시집오는 것도 괜찮죠. 아니면 내 그늘 아래 여자로 살아가는 것도 괜찮고요!” 한지운은 박시율을 바라보며 침을 꿀꺽 삼켰다. 그의 눈에는 광기와 기대감이 가득했다. 이 자들을 고용하면서 그도 박시율에 대해 어느 정도 조사를 마친 상태였다. 그리고 조사 중에서 박시율의 남편인 도범을 박 씨 가문에서 반기지 않는다는 것 또한 알게 되었다. 그 말이 맞는다면 도범이 죽는 건 외부인이 죽는 것과 별반 다른 점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때가 되면 박 씨 가문에서도 굳이 나서지 않을 것이다. 박시율 또한 이미 박 씨 가문에서 쫓겨난 지 5년은 넘었었다. 때문에 박시율이 죽지 않는 이상 그쪽에서도 크게 문제 삼지 않을 것이다. 문제를 삼는다고 해도 돈 몇 푼 쥐여주면 해결될 일이었다. 그는 이런 짓을 한두 번 했던 게 아니었다. 특히 돈 없고 세력 없는 가난한 집안의 딸들은 그때 가서 몇 천 혹은 몇 억 정도 쥐여주면 오히려 그쪽에서 더 좋아하면 좋아했지 더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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