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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화

그들은 물웅덩이와 몇 십 미터 떨어져 있었지만 도범의 힘이 워낙 강했던지라 한 도련님은 도범의 발길질에 물웅덩이까지 밀려 더러운 물을 뒤집어썼다. “당신들, 지금 한 도련님에게 손을 대다니, 죽고 싶어서 환장했어?” 금발의 여자가 놀라 뒤로 물러서며 도범에게 소리쳤다. 하지만 도범은 여전히 차가운 얼굴로 상대방을 보며 말했다. “내가 저기로 보내줄까, 아니면 혼자 갈래?” “저, 저 때리지 마세요…” 여자는 도범의 눈빛을 보고 놀랐다. 그 눈빛은 피바다를 몇 번이고 헤치고 나온 이의 눈빛처럼 사나웠다. 여자는 말을 마치자마자 도망치듯 물웅덩이로 달려가 뒹굴었다. 짧은 치마는 물에 젖어 더욱 노골적으로 변했다. “너, 너 이 자식, 딱 기다리고 있어.” 한 도련님은 화가 나서 일어서려 했지만 피를 토하며 쓰러지고 말았다, 팔뚝은 이미 껍질이 벗겨져 피를 뚝뚝 흘리고 있었고 옷도 전부 더러워져 볼썽사나웠다. “자기야, 한 씨 집안 우리가 감히 건드리지 못하는 집안이야, 당신 정말 큰 사고를 친 거라고!” 박시율이 미간을 찌푸린 채 다급하게 말했다. 하지만 도범은 한 도련님의 차로 다가가더니 차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 “퍽!” 굉음과 함께 한 도련님의 차는 휴지조각처럼 구겨져 움푹 패어 들어갔다. “이게…” 박시율은 그 무서운 힘을 보며 놀라움에 자리에 얼어버렸다. 저게 과연 인간의 힘이 맞을까? 하지만 박시율 앞으로 돌아온 도범은 다시 온화한 모습으로 돌아갔다. “자기야, 가서 씻고 깨끗한 옷으로 갈아 입자.” “하지만 한 씨 집안에는 강자들이 많단 말이야, 그 사람들이 우리 집에 찾아오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래?” 박시율은 여전히 걱정스러웠다. “걱정하지 마, 그 사람들 나 못 이겨.” 도범이 개의치 않는다는 얼굴로 전기스쿠터에 올라탔다. “얼른 가자, 가서 씻어야지, 아니면 감기 걸려.” 박시율은 걱정스러웠지만 지금 이곳에 남아있는다고 해도 좋은 점이 없었기에 잠시 망설이다 도범의 뒤에 올라타 자리를 떴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온 그들은 자기 집 문 앞 담벼락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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